AP통신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 미군기 추락한 건 냉전 후 처음"
사진은 2020년 1월 14일 네바다 시험 훈련장 상공을 비행하는 미군 MQ-9의 모습. 〈자료사진=AFP 연합뉴스〉
미군 무인기와 러시아 전투기가 흑해 상공에서 충돌해 미군 무인기가 추락했습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 유럽사령부는 현지시간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러시아의 전투기) SU-27기 2대가 흑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운항 중이던 미 공군의 정보감시정찰 무인기 MQ-9을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임스 헤커 미 유럽공군사령관은 "러시아 항공기가 국제 공역에서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던 MQ-9을 차단하고 부딪히는 바람에 무인기가 추락해 완전히 소실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자국 상공 인근에서 비행하는 상대국 군용기를 차단(intercept)하는 행위는 과거에도 종종 발생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 미군기가 추락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화상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방해 자체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는 위험하고 어설프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경우"라며 "미국은 흑해 상공에서 비행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가 비행하는 데 있어 러시아에 알릴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또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으며 린 트레이스 주러시아 미국 대사도 러시아 외교부에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 MQ-9 무인기가 러시아 공역의 경계를 침범했으며 조종력을 상실하고 강하하다가 수면과 충돌했다"면서 "러시아 전투기는 미군 무인기와 접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를 두고 사실상 대리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양국 간 긴장이 더 고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