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로사리오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영복을 입고 출석한 학생들. [인터넷 캡처·연합]
올 3월 최악의 폭염을 기록중인 아르헨티나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수영복과 슬리퍼를 신고 등교하도록 해 화제가 되고 있다. 폭염에 정전까지 이어지자 수업을 이어가기 위한 고육지책인데,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축구선수 메시의 고향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시의 프란시스코 구루차가 초등학교는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한 전력공급 불안정으로 학교의 에어컨 및 선풍기 사용에 제한이 따르자, 수업 취소를 고민하다가 교사들이 이러한 대안을 냈다고 인포바에 등 다수의 현지 매체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학교 측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게 될 경우, 잇따른 정전사태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또 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업을 중단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도 고려했다.
이에 수영복과 슬리퍼를 신고 와서 휴식시간에 학교 정원에서 호스로 물을 뿌려주면서 더위를 식히며, 왜 이런 역대급 폭염이 발생하는지, 기후 변화와 이에 따른 결과에 관해 설명하는 이색수업을 진행키로 최근 결정했다.
학교 측의 이색수업 제안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한 학부모는 현지 TV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빼먹지 않게 되어 매우 좋은 생각인 것 같다"며 학교 측의 결정을 지지했다.
로사리오시의 교사노조도 원활한 수도공급과 수업에 사용되는 전력이 있는 경우, 학생들이 등교해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경우에는 좋은 대안이라고 지지했다. 다만 교사노조는 안전기준에 미치지 않는 다른 학교들은 등교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중부지역은 역대급 3월 폭염으로 최근 2주 간 예년에 비해 8도에서 10도 이상 높은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지난 11일 62년 만에 3월 기온 중 최고 기록을 세웠으나 12일 하루 만에 다시 117년만의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지속되는 폭염으로 전기소비가 치솟으면서 대규모 정전 상태도 이어지고 있다.
13일 오후 수도권 지역에만 12만 가정에 전기가 끊겼고,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마탄사 지역에서만 30여개 학교가 수도와 전력공급 문제로 휴교했다.
다만, 아르헨티나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부터 비가 오면서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시민들은 비가 내리기만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