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체류 후 영주권 신청서 적발…인도인 "우리도 속았다"
인도 벵갈루루의 한 대학에서 시험을 치르는 학생.(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음)
캐나다에 체류 중인 인도인 150여명이 가짜 대학 입학 허가 서류로 비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추방 위기에 몰렸다고 BBC뉴스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인도인은 최근 캐나다국경보안국(CBSA)으로부터 출국 명령을 받았다.
당국의 조치에 당황한 이들은 서류가 가짜라는 사실을 몰랐으며 자신들도 인도의 이민 컨설팅업체에 속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에서 대학원을 마친 후 2017년부터 캐나다에서 학생 비자로 체류한 딤플 K는 "해당 컨설팅업체는 한 대학이 내가 신청한 서류를 받아줬고 입학 허가서를 내줬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딤플 K는 이 과정에서 업체에 120만 루피(약 1천900만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캐나다에 도착한 직후 업체로부터 애초 진학하려 한 학교에 파업이 발생했다며 다른 학교로 지원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이에 그는 2019년 다른 학교에서 과정을 마쳤고 취업 허가도 받았다.
이후 딤플 K는 작년 5월 영주권을 신청했는데 이에 대한 심사 과정에서 과거 제출한 대입 서류가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출국과 함께 5년 이상 재입국할 수 없다는 명령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딤플 K는 현재 캐나다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딤플 K처럼 이번에 문제가 된 가짜 서류는 대부분 영주권 신청 심사 과정에서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출국 명령을 받은 또 다른 인도인 인데르지트 싱은 "가짜 서류 문제는 내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인도로 돌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도 당국이 학생들을 속이는 컨설팅업체를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도 당국에 등록된 컨설팅업체를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2019년 인도인의 가짜 대학 입학 사건이 발생해 외교 논란으로 확대된 바 있다.
당시에는 미국 정부가 불법 이민자와 허위 비자 알선조직을 적발하기 위해 만든 가짜 대학에 인도인 129명이 입학 절차를 밟았다가 체포됐다.
이에 인도 정부가 "학생들은 사기를 당했다"며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에 공식 항의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뉴델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