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총괄 프로듀서 [사진 연합]
“이익은 커녕, 수백억 그냥 날릴 판”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4509억원을 들여 확보한 SM 주식을 카카오 공개매수에서 절반도 팔지 못했다. SM 주가가 크게 폭락 수익은 커녕 수백억원의 손실을 봐야 할 처지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앞서 이수만 전 총괄과 손잡고 SM 경영권 확보를 위해 4509억원을 들여 SM 지분을 확보했다. 이수만 전 총괄 지분을 4228억원(주당 12만원)에 사들였고, 이후 추가로 281억원 어치 지분을 매입했다. 그럼에도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카카오 공개매수에 참여해 투자된 금액을 회수 하려 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게 됐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방시혁 SNS 캡쳐]
27일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청약 최종 경쟁률이 2.2 대 1로 마감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참여 배정비율이 약 44%로 결정됐다. 공개매수에 100주를 신청했다면, 44주만 처분이 가능한 셈이다.
하이브가 팔려고 내놓은 353만여주 가운데 156만여 주만 팔 수 있다. 앞서 하이브가 주당 12만원에 이수만 전 총괄의 SM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에 이에 따라 생기는 시세 차익은 약 468억 원 수준이다.
문제는 공개매수를 통해 팔지 못한 잔여 물량이다. 공개매수 차익보다 SM 주식 하락에 따른 잔여지분의 평가손실이 큰 상황이다.
27일 SM엔터 주가는 전거래일 보다 무려 15% 내린 9만 1100원에 마감했다. 하이브의 매수가 12만원보다 주당 2만8900원씩 평가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평가손실이 600억원대 달한다.
매각차익과 평가손실을 따져보면 전체적으로 현재 100억~2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이수만 전 총괄과 맺은 추가 계약의 협의 상황에 따라, 손실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SM 사옥
SM의 주가 전망도 암울하다. SM 주가 급등은 경영권 분쟁과 잇단 공개매수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당분간 주가 상승 가능성은 낮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만약 SM 주가가 추가로 하락해 경영권 분쟁 이전 7만원대로 돌아간다면 하이브의 평가손실은 더욱 불어난다. 이같은 우려로 하이브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하이브는 당분간 잔여 지분을 팔기도 어렵다. 시장에 던질 경우 주가가 더 하락해 더 큰 손실을 볼수 밖에 없다. 개인투자자의 피해까지 우려된다.
하이브측은 “아직 남은 물량의 처분 방식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수만 전 총괄은 이번 카카오의 SM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총괄 측은 보유 중인 잔여 SM 지분 3.65%와 관련해 “카카오가 진행한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수만 전 총괄의 잔여 SM 주식에는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이 걸려 있다. 앞서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지분 매입 당시, 잔여 지분에 대해서도 12만원에 팔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결국 이수만 전 총괄만 큰 이득을 보게 됐다. 이와 관련 하이브측은 이 풋옵션은 이 전 총괄의 권리인 만큼, 행사 여부는 그에게 달렸다는 입장이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