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자산가치 93조지만...21조에 매각
FDIC 압류자산은 법정관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모습.[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달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새 주인이 미국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쉐어로 결정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쉐어가 SVB를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노스캐롤라이나에 기반을 둔 퍼스트 시티즌스가 SVB의 모든 예금과 대출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720억 달러(약 93조6000억원)에 달하는 SVB 자산을 약 165억 달러(약 21조4000억원) 할인된 가격에 인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FDIC는 지난 9일부터 위기설이 점화된 SVB를 압류하고 약 2주간 인수자를 모색해 왔다.
이번 인수에서 FDIC가 SVB로부터 압류한 자산 가운데 900억 달러(약 117조원) 규모의 주식 등 일부 자산은 퍼스트 시티즌스에 넘어가지 않고, FDIC의 처분을 위해 법정관리 상태에 남게 된다.
또한 FDIC는 퍼스트 시티즌스에 대한 약 5억 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주식 평가 권리도 얻었다.
미국 금융당국이 SVB 예금 전액을 보호하면서 발생한 예금보험기금의 손실 규모는 약 200억달러(약 26조원)로 추산되며 정확한 손실 규모는 법정관리가 종료된 후에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SVB 인수는 퍼스트 시티즌스와 밸리 내셔널 뱅코프 2곳이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 시티즌스의 시장가치는 84억달러(약 11조원)로 밸리 내셔널 뱅코프(47억달러, 약 6조1000억원)보다 높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이날 SVB를 인수함에 따라 자산 기준 상위 25위 안에 들게 됐다.
프랭크 홀딩 주니어 퍼스트시티즌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은행 시스템의 무결성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고객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안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당국은 뱅크런 발생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찾아온 SVB의 폐쇄를 명령했다. SVB 파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워싱턴뮤추얼은행에 이은 역대 두번째 규모의 미국 은행 파산이다.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