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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의 육군탄약제조창에 제조중인 155mm 곡사포 포탄이 쌓여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재래식 탄약 소비가 비약적으로 늘어나자 미군은 155mm 포탄 등 재래식 탄약 생산력 및 구매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우크라 전쟁으로 재래식 탄약 재조명

美합참의장 “생산능력에 투자하고 있다”

군, 탄약 생산력·구매량 확대 예산 요청


서방 국가들이 1년 이상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자국의 탄약고 재고량을 걱정할 정도로 재래식 탄약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보다 더 큰 규모로 재래식 탄약이 소비될 것이란 미군 고위 당국자의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미국은 포탄 등 재래식 탄약 생산 능력 증가에 투자를 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29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출석해 “우크라이나에서의 큰 교훈은 제한된 지역적 전쟁에서의 믿기 어려운 재래식 탄약의 소비 비율”이라며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거나 미·러, 미·중 등 강대국 간 전쟁이 있다면 소비 비율은 예상을 초월할 것(off the charts)”이라고 말했다. 또 밀리 의장은 “우리는 진짜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비축 물량이 준비돼 있는지 확실히 하고 있다”며 “생산 능력에 대해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지난 3일 공개한 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소형 탄약 1억 발, 155mm 곡사포 160문 및 포탄 100만 발, 125mm 탱크용 포탄 10만 발 등의 탄약을 제공했다. 이 가운데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155mm 곡사포 포탄이다.

AP통신은 미 국방부 설명을 인용해 “우크라이나는 하루에 약 3000발의 155mm 포탄을 소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간 단위로는 매월 약 9만 발을 쓰고 있는 셈이므로 미국이 지원한 155mm 포탄은 지난 1년 사이 거의 소진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유럽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하루 포탄 소비량이 6000~7000발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실제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소비해 온, 그리고 향후 소비할 포탄 규모는 연간 100만 발을 상회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6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제를 막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한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영을 향해 자주포로 155mm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개전 후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최근까지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을 비롯해 약 35만 발의 각종 포탄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EU 정상들은 지난 23일 EU 정상회의에서 향후 12개월 내 우크라이나에 포탄 100만 발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우크라이나 지원하는 동시에 EU 회원국들의 탄약고 재고량을 유지하는 데에는 너무 부담되는 수치란 지적도 나온다. EU 역내의 생산능력으로는 이런 규모의 포탄을 제조·조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EU 역외에서도 포탄을 구매해 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 진영의 전반적인 탄약 부족이 우려되자 미국은 생산 능력 증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에서 탄약 산업 분야에 투자하고 생산 가능한 최대치의 탄약을 구매하기 위해 2024회계년도 예산에 3000만 달러(약 390억 원)의 비용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포탄 등을 제조하는 미 펜실베이니아 주의 육군 탄약제조창을 방문했던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은 금주 초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탄약 제조 분야 생산력 증대를 위해 15억 달러(약 2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월 2만 발인 탄약 생산량을 오는 2025년까지 월 7만5000발로 확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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