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카페 ‘선물 폭탄’ 터져 수십명 사상…계획 암살인가 [우크라 전쟁]

by 민들레 posted Apr 0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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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군사블로거 타타르스키 주최 애국 행사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페 폭발, 26명 사상
선물로 위장한 사제 폭탄 터진 듯
폭발력 TNT 300~500g 규모 추정
러시아 사법당국 ‘테러’ 규정
사고 장소 바그너그룹 프리고진 소유 주장도
암살 맞다면 다리야 두기나 이어 두 번째

 

2일(현지시간)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폭발이 일어나기 전 연설하고 있다. 타타르스키는 이날 오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카페에서 ‘사이버 전선 Z’라는 이름으로 팬들과 애국 행사를 열었다. 행사가 열린 곳은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소유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수십 명이 참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다. 2023.4.2 A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폭발이 발생해 러시아의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40, 본명 막심 포민)가 사망하고 최소 25명이 다쳤다고 러시아투데이, 리아노보스티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상자 중 19명은 입원 치료 중이며, 러시아 사법당국은 이번 폭발을 ‘테러’로 간주하고 있다.

타타르스키는 이날 오후 5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카페에서 ‘사이버 전선 Z’라는 이름으로 팬들과 애국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자 수십 명이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4층 건물은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소유라는 주장이 있다.

 

2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 주변을 경찰이 둘러싸고 있다. 2023.4.2 A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 주변을 경찰과 소방당국이 둘러싸고 있다. 2023.4.2 AP 연합뉴스

 

폭발은 행사 시작 1시간여가 지난 오후 6시 15분쯤 발생했다. 팬들은 행사장에 타타르스키에게 줄 선물을 들고 갔는데, 그 중 하나가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는 러시아 내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 여성이 타타르스키에게 선물로 준 상자 속 조각상이 폭탄이었다고 전했다. 또 타타르스키는 선물을 준 여성을 알아봤다고 덧붙였다.

한 행사 참가자는 “타타르스키는 자신에게 선물을 건넨 사람을 알아봤다. 그리곤 5~10분이 지나 폭발이 발생했다. 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타타르스키가 사망하고, 행사에 참석한 최소 25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언론은 폭발력이 TNT 300~500g 규모였다고 전했다. 이는 수류탄 2개의 폭발력과 맞먹는다. 러시아투데이는 행사장 입구에 금속 탐지기가 없었고 경비 인력도 방문객의 개인 소지품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사법당국은 이번 폭발을 ‘테러’로 보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폭발이 발생해 러시아의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본명 막심 포민, 사진)가 사망했다. 2023.4.2 러시아투데이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만약 타타르스키를 노린 고의 폭발이라면 러시아 본토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유명 인사가 암살된 두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는 앞서 지난해 8월 20일 모스크바 인근에서 열린 학회를 마치고 아버지 두긴의 차를 몰고 홀로 귀가하다 차량 폭발 사고로 숨졌다. 아버지 두긴은 강연 후 두기나와 함께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일정을 변경해 목숨을 건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이후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여성 공작원이 두기나를 암살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줄곧 연관설을 부인했으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도 두기나 폭사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숨진 타타르스키는 우크라이나 동부 출신의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로, 텔레그램 팔로워만 56만명이 넘는 유명 인사다. 그간 꾸준히 러시아를 찬양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본명 막심 포민) 주최로 ‘사이버 전선 Z’ 애국행사가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타타르스키가 사망하고 최소 25명이 다쳤다. 2023.4.2 러시아투데이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