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잤는데 3만년이 지났네…미라로 발견된 다람쥐

by 민들레 posted Apr 0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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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영구동토층 갇혀 보존 상태 양호
동면 연구에 최적…우주 여행 열쇠 될까

 

3만년 동안 겨울잠을 자던 다람쥐가 미라로 발견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캐나다 CBC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다람쥐는 2018년 유콘 준주(州) 클론다이크 지역에서 광부들이 발견했다. 북극 땅다람쥐는 캐나다에서 흔한 종이며, 동면을 위해 지하에 둥지를 만든다.

조사 결과 다람쥐 사체는 3만년 전 빙하기에 살았던 북극 땅다람쥐였다. 웅크린 채로 겨울잠을 자다 얼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라화 된 북극 땅다람쥐. [사진출처=캐나다 CBC 뉴스]

그랜트 자줄라(Grant Zazula) 유콘 정부 고생물학자는 "작은 손과 발톱, 꼬리, 귀가 보일 때까지는 잘 알아볼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자줄라는 이 북극 땅다람쥐가 매머드 등과 달리 빙하기 이후에도 유콘에서 살아남은 데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자줄라는 "(북극 땅다람쥐가) 과거에 수많은 변화를 견뎌야 했기에 강인한 동물이다"라며 "따라서 미래의 기후 변화가 이 동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북극 땅다람쥐 사체의 X-레이 촬영사진. [사진출처=캐나다 CBC 뉴스]

X-레이로 촬영된 사진에서 웅크린 상태인 다람쥐의 뼈 모양이 드러났다.

자줄라는 "3만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영구동토층에 갇혀있었기 때문에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어린 다람쥐였으며, 동면 첫해에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인은 불분명하다"라고 전했다.
 

동면 연구 사례로 활용…인간 우주 장거리 비행길 열릴까

 

북극 땅다람쥐의 모습. [사진출처=캐나다 CBC 뉴스]

북극 땅다람쥐는 유콘 등 캐나다 북부 지역, 알래스카, 시베리아 등에 분포한다. 북극 땅다람쥐는 체온을 보존하고 추위를 견디기 위해 1년 중 8~9개월을 동면 상태로 지낸다.

특히 동면 시 체온은 영하 3도로, 현존하는 포유류 중 가장 낮은 신체 온도를 유지한다. 동면 중 체온이 영하로 떨어져도 혈액이 얼거나 근육과 골밀도 손실 같은 부작용을 겪지 않는다.

그 때문에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가 진행 중인 북극 땅다람쥐의 동면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비밀을 밝혀내면 향후 인간이 동면 상태로 장거리 우주 비행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6월 같은 지역에서 3만년 전 빙하기에 죽은 새끼 매머드의 사체가 발견됐다. 이 매머드 역시 영구동토층에 묻혀 보존 상태가 양호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