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발표에도 떨어졌던 김포 집값 '꿈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되자 외지인 매수 3배 껑충
GTX D노선, 지하철 5호선 연장 호재 뒤늦게 반영
"두 계획 모두 초기 단계…해결할 과제 많아"
항공에서 촬영한 김포 운양동 아파트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공공택지 지정 소식에도 하락을 거듭하던 김포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 외지인 투자가 급증하며 급매물이 바닥났고 호가도 오르기 시작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김포시 풍무동 '한화유로메트로2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7일 4억28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지난 1월 4억원(14층)에 비해 2800만원 올랐다. 인근 '김포풍무꿈에그린더포레듀4단지' 전용 74㎡도 21일 4억4000만원(21층)에 팔리며 한 달 만에 3000만원 뛰었다.
'김포풍무꿈에그린더포레듀5단지' 전용 59㎡ 역시 지난 23일 전월 대비 4500만원 오른 3억2500만원(12층)에 팔렸다. 운양동 한강신도시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1일 5억3000만원(17층)에 손바뀜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달 4억9000만원(17층)에서 40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신도시 발표에도 떨어졌는대…"2월 외지인 매수 급증"
그간 김포 집값은 하락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4만6000가구 규모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공공택지 지정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지하철 5호선 연장 계획을 발표한 이후로도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발표 이후부터 연말까지 김포 집값은 5.75% 내렸다.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4.77%)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올해 2월께 외지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집값 하락이 멈췄다고 입을 모았다. 풍무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1월 30일) 이후 집값이 반등하고 있다"며 "지역 내에서 팔린 집도 많았지만, 외지인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올해 들어 외지인들의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서울에서 집을 보러 오는 분이 많다"며 "저층을 제외하면 급매물은 다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 전용 84㎡ 신축 분양가도 10억원에 육박한다"며 "김포는 지은 지 10년도 되지 않은 대단지 전용 84㎡가 4억원대다. 집값이 바닥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포시 운양동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한경DB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월 김포시에서는 346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전월 146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김포 거주자 거래는 86건에서 188건으로 전월 대비 118% 증가한 데 비해 외지인 거래는 39건에서 126건으로 223% 늘었다. 서울 거주자만 따지면 23건에서 89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외지인 거래에서 서울 거주자 비중은 70.6%에 달했다.
외지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집값 내림세도 완만해졌다. 2월 이후 최근까지 김포 집값은 경기도 평균(-2.98%)에 못 미치는 1.91% 하락에 그쳤다. 올 초 0.7%대였던 주간 낙폭도 0.1%대로 줄었다.
GTX D노선, 추진안도 '아직'…5호선 연장은 인천과 갈등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를 거듭하면서 그간 반영되지 못했던 지하철 5호선 연장 계획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개발 계획이 확정돼 집값이 오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지하철 등 철도 개발은 집값을 강력하게 견인하는 요소"라며 "최근 부동산 경착륙 우려가 잦아들며 억눌렸던 호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노선이 확정되지도 않았고, 실제 개통되기까지 남은 기간 역시 길다"며 "투자 관점에서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토부 계획안에 따르면 광역교통망 구축을 위해 GTX D(장기역~서울 용산역)노선과 지하철 5호선 연장선(장기역~방화역)이 김포에 신설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GTX D노선 추진방안을 상반기 내로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을 두고는 직선화를 요구하는 김포와 검단신도시 관통을 요구하는 인천이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