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주지사 서명으로 낙태금지법 되살아날 가능성 막아"
[버밍햄(미시간주)=AP/뉴시스] 그레첸 휘트머 미국 미시간주 주지사(가운데)가 5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버밍햄에서 낙태 금지 폐지법에 서명한 뒤 법안을 들어보이고 있다. 미시간주에서 낙태 금지법은 지난 1931년 제정됐다. 2023.04.06
미국 미시간주가 92년 전에 제정된 낙태금지법을 폐기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더힐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는 이날 민주당이 장악한 주 의회가 지난달 통과시킨 낙태금지 폐지법에 공식 서명했다.
미시간주에서 낙태금지법은 1931년 발효됐다.
낙태 권리 보호 캠페인을 전개했던 민주당 소속 휘트머 주지사는 법안에 서명하며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법이 우리의 가치와 헌법 정신을 반영하도록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931년 9월 발효된 낙태금지법은 임신중절 수술을 목적으로 임신한 여성에게 약물이나 도구를 사용하는 행위를 중범죄로 판단, 최대 징역 4년의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것이 골자다.
이 법은 로 1973년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 권리를 헌법으로 보장한 이른바 '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내리면서 사문화됐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보수 우위로 재편된 연방 대법원이 판례를 뒤집고 낙태권 존폐 결정을 각 주의 판단에 맡기면서 다시 효력이 발생했다.
이에 미시간주는 주민 발의를 통해 낙태권을 주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 명문화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때 이 내용이 담긴 헌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57%의 찬성율로 통과시켰다.
그 사이 낙태 옹호 시민단체는 소송을 통해 헌법 개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낙태 금지법 집행을 금지하는 판결을 법원으로부터 이끌어냈다.
AP통신은 1931년 낙태 금지법은 낙태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충분한 서명을 모아 헌법 개정에 성공하면 다시 집행될 수 있지만, 휘트머 주지사의 서명으로 그 가능성은 완전히 차단됐다고 전했다.
휘트머 주지사는 "이(1931 낙태법)는 방아쇠법이 아니라 좀비법이다. 로(대 웨이드)보다 앞선 이 법은 우리 모두를 괴롭힐 위협"이라며 법안 폐지 정당성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