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청 12일 신규 규제 발표…총판매 자동차 배출가스 엄격 제한
2023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공개된 '디 올 뉴 코나 전기차'
미국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자동차 탄소 배출 기준을 강화, 2032년까지 판매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할 방침이다.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더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은 8일(이하 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환경보호청(EPA)이 12일 이 같은 내용의 승용차 및 소형트럭 탄소 배출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규제안은 전기차 판매 규모 혹은 비중을 명시하는 대신 2027~2032년 총판매 차량의 배출 가스 한도를 엄격히 제한, 사실상 2032년까지 전체 차량의 3분의 2를 전기차로 채우는 것을 강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5.8%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증가라고 NYT는 지적했다.
기후 변화를 주요 국정 과제로 일관되게 추진해 온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가운데도 가장 급진적인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2030년까지 전체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NYT는 "이 같은 목표는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도 심각한 도전"이라며 "모든 주요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 생산 설비에 투자했지만, 이 같은 규모에 부합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급망 사태로 중국과 첨예한 대치를 이어가며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 있어 충분한 원자재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도 업계 입장에서 또 다른 부담이다.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내연 기관 자동차 산업의 축소를 동반하는 이 같은 조치는 미시간과 오하이오 등에서 정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 육성 정책에 있어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결합해 부각해 왔다.
IRA의 북미산 완성차 및 배터리·광물 요건 역시 이런 관점에서 도입된 게 사실이다.
NYT는 "이번 조치는 IRA에 이어 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며 "자동차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미국의 주요 오염원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