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와 포로 교환 가능성을 검토하는 시점은 언제입니까?”
6일(현지시간)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는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구금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미국인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에 질문이 이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러시아 특파원 에반 게르슈코비치. WSJ 홈페이지 |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현재 상황을 미리 말씀드리지는 않겠다. 그리고 단상 위에서 잠재적 협상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게르시코비치 기자에 대한 영사 접근권을 거부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 “저도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영사 접근권을 얻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그것은 우리가 모스크바에 있는 우리 대사관을 통해 러시아와 함께 지속해서 제기하는 문제”라면서 “변명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좋은 답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구금이 길어지면서 백악관에도 긴장이 감돈다. 백악관은 협상이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하지만 언론은 이미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을 이야기할 만큼 온도 차가 느껴진다.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구금이 장기화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게르시코비치 기자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미국 행정부가 게르시코비치가 집에 돌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백악관을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WSJ는 게르시코비치 기자 억류가 부당 구금으로 공식 지정되면 석방을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당 구금으로 지정되면 사건 감독 권한이 인질 및 외국에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인 석방 협상을 담당하는 국무부 인질 문제 대통령 특사 사무소로 이관된다. 다만 부당 구금 결정은 해당국 주재 대사관이 구금된 사람에 대한 영사 접근권을 얻기 전에는 내려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러시아에 부당하게 억류돼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당 구금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며 그 절차를 매우 신중하면서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은 오는 18일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제출한 항소장을 심리할 예정이라고 WSJ가 이날 보도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게르시코비치는 모스크바에 있는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계속 수감되거나 다른 시설로 이감될 수 있다. 법원이 가택연금이나 보석을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