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문서 유출, 변명 여지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유출 시작…4월에야 인지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이번 기밀 문건 유출과 관련해 설명을 하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기밀 문서가 공공 영역에 유출된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인정했다. [EPA]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을 감청한 정황이 드러난 기밀 문건이 온라인에 유출된 것과 관련,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동맹을 안심시키기 위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출된 기밀 문서가 미국 정부에 의해 작성된 것이 분명해 보이는 가운데 이같은 유출이 당초 알려진 3월보다 훨씬 이른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더 커질 전망이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 외교·안보 담당자를 감청한 게 사실인 경우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철통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 당국자들은 미국이 민감한 정보를 담은 문건을 보호하고 보안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고위급 차원에서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은 역내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이며 우리는 한국과 여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밀 유출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와 한국의 관계는 매우 깊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질 바이든 여사는 국빈 방문 기간 한국의 카운트파트를 맞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출된 문건이 미국 정부가 작성한 것임을 사실상 시인하는 발언도 나왔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문건 유출의 중대성과 관련해 “이는 공공의 영역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국가 안보에 대한 함의를 살펴보기 위해 범부처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이들 문건이 유효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조사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유출과 관련해 지난주 처음 보고를 받았으며 계속 보고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련 작전, 다른 정보 사항 등에 대한 업데이트를 고위급 인사들에게 제공할 때 사용되는 포맷(형식)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정보는 원래 소스에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에 확인된 문건 유출이 전체 유출된 문서의 범위와 양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탐사 전문 매체 벨링캣은 유출 문서들이 게이머들에게 인기 있는 메시징 플랫폼인 디스코드(Discord)를 통해 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라고 전했다.
일부 회원에게만 공개됐던 파일은 2월 말∼3월 초 확산되기 시작했고, 이어 4월 초 러시아가 텔레그램에서 운영하는 선전·선동 계정에 조작된 버전이 섞인 문건이 올라오며 트위터 등으로 퍼지면서 많은 이들의 눈에 띄게 됐다. 미국 정부는 그제야 기밀 문건 유출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