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곽도원/ 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와 '소방관'(감독 곽경택)이 진퇴양난이다.
나아갈 수도 없고, 후퇴할 수도 없다. '승부'와 '소방관'의 이야기다. 두 영화의 걸림돌은 각각 주연 배우 유아인과 곽도원이다.
먼저 '승부'는 마약 혐의를 받고 있는 유아인 탓에 예정했던 1분기 공개 일정이 올스톱됐다. 유아인은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 지난달 27일 12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으며,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승부'는 지난 2월 처음 유아인의 프로포폴 논란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 혐의가 늘어나고 수위가 높아지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승부'가 바둑을 다룬 영화이기에 바둑 팬들의 반대가 거셌다.
바둑 갤러리 측은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받는 배우 유아인이 이창호 국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는 것은 이 국수의 명예가 심대하게 손상될 우려가 있는 만큼, 팬들은 유아인의 경찰 수사를 통해 결백이 입증될 때까지 영화 '승부'의 개봉을 무기한 연기할 것을 넷플릭스 측에 강력히 촉구하는 바"라고 주장하며 나선 것.
여기에 '승부'와 계약한 넷플릭스가 투자사 에이스메이커에 유아인의 마약 파문이 계약해지 사안이라는 공문을 발송, 사안의 중대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면서 '승부'의 운명이 어디로 향할지 묘연한 상태다.
현재 넷플릭스와 에이스메이커 측은 긴밀하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측의 입장차가 분명 존재하지만,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땀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니 만큼 작품은 살리는 쪽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영화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에이스메이커가 '승부' 공개 관련 긴밀하게 논의 중이다"라며 "유아인 관련 이슈 등도 기민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꾸준히 논의가 오가고 있으나, 유아인의 경찰 조사가 끝나고 혐의점이 확실해진 다음에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승부' 공개 관련 언제 결론이 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곽도원 주연의 '소방관' 역시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소방관'은 당초 2022년 하반기 개봉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곽도원의 음주운전 탓에 세상 밖에 나오지 못했다.
곽도원은 지난해 9월 25일 오전 4시께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어음초등학교 부근 한 도로에 SUV를 세워 둔 채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경찰은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 차 안에서 취침 중인 곽도원을 발견해 음주 측정했다. 당시 곽도원은 한림읍 금능리 한 술집에서 애월읍 봉성리사무소 인근 교차로까지 11km를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인 0.158% 수준이었다.
곽도원은 해당 음주운전으로 약식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방검찰청은 11일 곽도원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당사자나 법원이 정식으로 재판 회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그대로 형이 확정되는 만큼 곽도원에 대한 법의 처분은 1000만 원의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곽도원에 대한 법적 처분이 마무리를 앞둔 만큼 '소방관' 개봉에 대한 영화계의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제작사 에이스메이커 측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소방관' 개봉 일정과 관련해 논의 중에 있다"며 자세한 언급을 아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영화계는 스크린에 걸리지 못하는 영화를 창고에 쌓아두고 있는 현실이다. 다만 '승부'와 '소방관'은 개봉 라인업에 올랐으나 주연 배우의 범법과 일탈 행위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승부'와 '소방관'이 마약 혐의를 받고 있는 유아인과 음주운전 곽도원의 리스크를 뚫고 창고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텐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