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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가잉 지역의 칸발루 시 파지기 마을이 11일(현지시각) 군부 항공기의 공습으로 파괴된 모습. 퀸흘라 활동가 그룹 제공. AP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11일(현지시각) 미얀마의 중부 사가잉 지역을 공습해 민간인을 포함해 100명 넘게 숨졌다.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군부 정권이 반군을 진압한다며 벌인 폭격 사건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사가잉 지역의 칸발루 시 파지기 마을에서 미얀마 공군기가 폭격을 했다. 당시 폭탄이 투하된 지역에선 군부에 반대하는 야당 인사들의 사무소 개소식이 열리고 있었다. 약 30분 뒤엔 헬기 한 대가 또 나타나, 사람들에게 기총 사격을 했다.

애초 사망자는 5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중에 현지 언론은 사망자 수가 10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는 “나는 군중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갑자기 전투기 한 대가 접근한 뒤 사람들에게 곧바로 폭탄을 떨어뜨렸다”며 “조금 지나 둘러보니,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많은 사람이 숨지거나 다쳤고 건물은 불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개소식에는 150명 정도 모여 있었으며 여성과 어린이 20~30명도 함께 있었다. 이날 숨진 이들 중에는 야당과 반군 지도자는 물론 어린아이를 비롯한 민간인도 있다고 알려졌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미얀마 군부의 민간인 공격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맹비판했다. 그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모든 종류의 폭력에 반대하며 국제법에 따른 민간인 우선 보호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며 미얀마 군부는 민간인을 향한 모든 폭력을 그만둬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와의 전쟁을 선포한 민주화 진영 임시 정부 격인 ‘민족통일정부’(NUG)는 “이번 군부 테러집단의 악랄한 행동은 그들이 어떻게 무고한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극단적인 수단을 쓰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실례”라며 “전쟁 범죄”라고 비판했다.

미얀마 군부 대변인 자우 민 툰 소장은 현지 언론에 군부의 공격을 인정하면서도 폭력적 테러 행위를 한 것은 반군 세력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그는 반군 세력이 주민들을 겁박하고 스님과 교사 및 다른 사람들을 살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가 2021년 2월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간 정부를 쿠데타로 전복한 뒤 전국적인 저항 운동이 일었다. 미얀마 군부는 자신들에게 저항하는 세력에 대해 전투기를 동원한 공습까지 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미얀마 북부의 소수민족 카친족 기념 행사장을 공습해 80명이 숨졌다. 그러나, 군부의 공습으로 100명 넘게 사망한 것은 단일 사건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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