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개장을 앞둔 인도 뭄바이의 첫 애플스토어 모습 [로이터]
인도가 중국을 대신해 애플 아이폰 생산기지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2022회계연도 기준 인도에서 조립·생산한 아이폰이 70억달러(약 9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 아이폰 생산량의 7%에 달하는 규모다.
불과 1년 전인 2021년 인도 생산 비중이 1% 남짓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 측면에서 마찰이 이어지면서 애플이 탈(脫) 중국을 추진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전명 봉쇄 과정에서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탈주하는 소요사태가 발생하자 중국 의존도 줄이기가 당면 현안으로 떠올랐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자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애플 생산공장 유치를 적극 지원한 것도 맞아떨어졌다. 현재 애플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과 위스트론, 페가트론 등이 인도에서 창출한 고용인력은 6만명에 달한다. 폭스콘은 인도 남부에 7억달러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세워 아이폰과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애플은 차기 아이폰 생산을 올해 가을 중국은 물론 인도에서도 시작할 예정이다. 두 나라에서 아이폰 조립이 동시에 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면서 인도에서 이처럼 생산이 확대된다면 2025년 인도가 전체 아이폰의 4분의 1을 조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 의존도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스티븐 쳉 연구원은 “2030년까지 전반적인 의존도가 20~40%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에서 하드웨어, 조립에 이르기까지 정교하고 효율적인 중국의 공급망을 대체하려면 수년 간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은 다음주 인도 수도 뉴델리와 경제중심지 뭄바이에 각각 애플스토어를 연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인도를 방문해 개장식에 참석하고 모디 총리와 회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