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연금 개혁 위헌 심판 앞두고 프랑스 전역에서 약 100만명 시위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힌 LVMH 회장의 회사 건물 습격하기도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본사 앞에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철도 노조원들이 건물 침입 이후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A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연금개혁안의 위헌 심사 결과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프랑스 전역에서 연금개혁 철회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명품 브랜드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본사 건물을 습격하며 부자들에게 돈을 더 걷으라고 항의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노동총동맹(CGT) 등 프랑스 주요 8개 노동조합은 13일(현지시간)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 제12차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시위 참여 인원을 38만명으로 추산했고 CGT는 150만명으로 집계했다. 지난 6일에는 정부 추산 57만명, 노조 추산 200만명이 모였다.
시위대는 숫자는 수도 파리가 가장 많았으며 그중에서도 한국의 헌법재판소 역할을 하는 헌법위원회에 인근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헌법위원회는 시위대가 쌓아둔 쓰레기통으로 입구가 막히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취임부터 연금 개혁을 외쳤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이후 본격적으로 적자 위험을 강조하며 연금개혁안을 밀어붙였다. 마크롱은 지난 1월 연금 수령을 위한 직장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늘리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연금을 삭감하지 않고 100% 받을 수 있는 사회보장 기여 기간도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연장했다. 해당 개혁안은 지난달 의회를 통과했으며 이달 14일 헌법위원회 위헌 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시위대는 파리의 LVMH 본사에서 시위를 벌이다 건물 안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정부가 연금을 흑자로 운영하기 위해 노동자의 은퇴 시점을 늦추지 말고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올해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살펴보면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1위를 차지했다. 여성 억만장자 순위 1위 역시 같은 프랑스 사람인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였다.
한편 파리의 쓰레기 수거업체 노조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기 위해 파업을 검토중이다. 현지에서는 파리가 쓰레기에 뒤덮일 수 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소피 비네 CGT 사무총장은 파리 남부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연금 개혁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의 시위 동원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