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19일(현지시간) 장 마감 뒤 실적발표에서 가격인하 여파로 매출은 늘었지만 순익은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일리노이주 샴버그의 테슬라 매장에 19일 테슬라 차량 한대가 서 있다. AFP연합
테슬라가 가격 인하 충격을 제대로 맞았다. 순익은 24% 급감했고, 마진율도 19.2%에서 11.4%로 거의 반 토막 났다.
간 밤 미국에서 또 다시 전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한 테슬라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장 마감 뒤 공개한 1·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진이 급격히 쪼그라든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4%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보다는 양호
테슬라가 공개한 1·4분기 실적은 나쁜 편은 아니었다.
매출은 예상보다 높았고, 순익은 시장 전망을 충족했다.
테슬라는 1·4분기 233억3000만달러 매출에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이 0.85달러라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리피니티브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232억1000만달러 매출에 0.85달러 EPS를 예상했다.
매출은 시장 예상보다 1억2000만달러 많았고, 순익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그렇지만 매출이 1억달러 넘게 늘었음에도 순익은 시장 예상과 같은 수준이었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뜻이다.
총 순익은 1년 전 33억달러보다 24% 급감한 25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판매가 급락
가격인하가 매출 확대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순익 절대 규모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들어 미국내 차 값을 대당 14~25% 내렸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수요둔화에 대응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테슬라는 실적 발표 직전인 지난 밤 또 한 차례 가격을 내렸다.
베스트셀러인 크로스오버 모델Y는 대당 3000달러씩, 보급형 세단 모델3는 2000달러를 인하했다.
이달 차 값을 두 번 내린 가운데 테슬라의 1·4분기 차량 평균 판매가는 4만6000달러로 테슬라 자체 예상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1·4분기 평균 판매가는 5만2200달러였다.
마진 반 토막
기업의 순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마진은 거의 반 토막 났다.
테슬라의 1·4분기 마진율은 11.4%로 1년 전 19.2%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 비하면 여전히 탁월한 마진인 것만은 틀림없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미 내연기관 자동차 업계 대표주자인 디트로이트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영업마진이 각각 6.6%, 4%에 그쳤다.
마진이 반 토막 났지만 테슬라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앞으로도 가격전쟁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테슬라는 상당수 업체들이 생산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테슬라는 비용 우위를 앞세워 업계 1위 자리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아울러 생산 효율성을 더 높이고, 물류 비용도 낮춰 비용을 더 낮추겠다고 다짐했다.
거듭된 가격인하 속에 테슬라 차 값이 2021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영업마진 역시 당시 수준인 12.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정규거래를 전일비 3.72달러(2.02%) 하락한 180.59달러로 마감한 테슬라는 시간외 거래에서 4% 가까이 급락했다. 동부시각 오후 6시 11분 현재 정규거래 종가에 비해 6.79달러(3.76%) 급락한 173.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