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빅토리아 나시로바, 올가 츠빅 비교사진. 페이스북 캡처
미국에서 자신과 닮은 우크라이나인 친구를 살해한 뒤 신분을 도용하려 했던 러시아인이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0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법원은 지난 19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던 빅토리아 나시로바에게 21년 형을 선고했다. 나시로바는 2016년 당시 미용사로 일하던 친구 올가 츠빅을 상대로 살해를 시도한 혐의를 받았다.
나시로바는 범행 당시 강력한 진정제가 든 치즈케이크를 들고 츠빅의 주거지를 방문했다. 츠빅은 나시로바가 가져온 케이크를 먹고 구토와 함께 환각 증세를 보이다 심장마비 증상까지 보였다.
나시로바는 츠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츠빅의 침대 주변에 치즈케이크에 든 약물과 같은 성분의 알약을 흩뿌렸다. 이후 그는 츠빅의 여권과 노동허가증, 귀금속, 현금 4000달러(약 530만원) 등을 들고 달아났다.
다행히 다음날 츠빅의 또 다른 친구가 의식을 잃은 츠빅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후송했다. 그는 치료를 받고 회복할 수 있었다.
수사당국은 나시로바가 자신과 닮은 츠빅의 신분을 도용하기 쉬울 것으로 보고 음모를 꾸몄다고 결론지었다. 두 사람은 머리카락이 검고 피부색도 비슷했다. 나시로바는 러시아인, 츠빅은 우크라이나인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지역 특성상 러시아어를 쓰기도 했다.
재판을 받는 빅토리아 나시로바. CBS New York 유튜브 캡처
나시로바의 이같은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터폴에 따르면 그는 2014년 러시아에서 이웃 여성을 살해하고 노후 자금을 훔친 혐의로 적색 수배를 받았다. 그는 미국으로 온 이후 데이트앱에서 성행위를 미끼로 남성들을 꾀어 약을 먹이고 금품을 갈취하기도 했다.
케니스 홀더 판사는 나시로바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석방된 뒤에도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선고가 끝나자 나시로바는 판사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홀더 판사는 “나시로바는 악마 같은 음모를 꾸며 친구를 해치려 한 극도로 위험한 여성”이라고 판시했다. 나시로바를 기소한 린다 캐츠 검사도 성명을 통해 “나시로바는 무자비하고 치밀한 사기꾼”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