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대형 우주선 ‘스타십’ 폭발 여파로 테슬라의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했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스타십은 20일 오전 8시33분(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기지 스타베이스에서 이륙한 지 4분여 만에 고도 약 32㎞ 멕시코만 상공에서 폭발했다.
스타십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로켓이다. 스타십은 1단 추진 로켓인 슈퍼헤비 ‘부스터7′과 2단 선체 ‘십24′로 구성되는데, 총 길이가 120m에 달한다. 역대 가장 큰 우주 발사체였던 ‘새턴V’(110m)보다 크고,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크다.
크기만 한 게 아니라 힘도 세다. 스타십의 추력은 7590tf(톤포스·1tf는 1t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인데, 새턴V의 두 배가 넘는다. 새턴V는 아폴로 달 탐사 계획에 쓰였던 발사체다.
스페이스X는 20일 오전 8시 33분(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계획대로라면 발사 3분 뒤 슈퍼헤비 로켓이 분리되면서 스타십이 궤도비행을 시작했어야 했다.그러나 비행 시작 4분도 채 되지 않아 상·하단이 분리되지 못했고 빙글빙글 돌다가 이내 상공에서 폭발했다.
스페이스X 측은 이날 시험 발사 실패 이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스타십이 단계적 분리 이전 예정에 없던 빠른 분리를 경험했다”며 “데이터를 계속 검토해 다음 시험발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스페이스X 팀의 흥미로운 스타십의 시험 발사를 축하한다”며 “몇 달 후에 있을 다음 시험 발사를 위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썼다.
스타십 발사 실패 여파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거래일보다 9.75% 폭락한 162.99 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발표한 실적이 시장의 예상이 미달한 것도 주가 하락 요인이었다. 테슬라는 이날 지난 분기 주당순익이 85센트라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치 85센트에 부합하는 것. 같은 기간 매출은 233억3000만 달러(약 31조5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232억1000만 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것이다.
폭발 직전 스타십의 모습.
하지만 이 기간 테슬라의 순익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25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공격적 가격인하로 이익 마진이 줄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20% 감소를 예상한 바 있다. 순익 감소 여파로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2.02% 하락한 180.59달러로 정규장을 마감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추가로 4% 넘게 급락 중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공격적 가격인하로 순익이 급감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테슬라는 공격적 가격인하로 지난 1분기에 모두 42만2875대의 차량을 인도, 분기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모델Y 크로스오버와 모델3 세단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는 주력 차종인 모델Y의 크로스오버 가격을 5000달러 인하했다.
테슬라가 최근 공격적 가격인하 정책을 쓰는 것은 경쟁업체의 도태를 노리는 측면도 있다. 경쟁업체를 고사시켜 시장 지배력과 가격 결정력을 키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테슬라 주가 폭락 여파로 20일 기준 머스크의 개인재산은 전날보다 126억 달러(16조6800억원) 줄어 164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1위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2110억 달러)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