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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 방송의 간판 앵커로 큰 인기를 끌었던 돈 레몬의 모습./트위터


방송 도중 “여성의 전성기는 40대까지”라는 성차별적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미국 CNN 방송의 간판 앵커 돈 레몬(57)이 사실상 퇴출됐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CNN은 이날 성명을 통해 레몬과의 계약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크리스 리히트 CNN 회장은 성명에서 “CNN과 돈의 관계가 마무리됐다”며 “돈은 영원히 CNN 가족의 일원일 것이며, 지난 17년 동안의 기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가 잘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그를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명과는 달리, 실제로 CNN은 레몬에게 당일 계약 종료 사실을 알리는 등 사실상 그를 일방적으로 퇴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몬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에이전트로부터 CNN에서 해고됐다는 통보를 전달 받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말 놀랐다. 17년간 CNN에서 일하면서, 경영진 중 누군가는 내게 직접 말할 예의를 갖췄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내가 사랑하는 일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암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기존 계약서에 따르면 레몬과 CNN의 계약은 2026년까지 유지된다”며 “레몬은 할리우드에서 공격적인 소송 전문가로 통하는 브라이언 프리드먼을 고용했다”고 전했다.

레몬은 CNN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앵커 중 한명으로, 최근 8년간 황금시간대에 CNN의 대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NYT는 “지난 2월 성차별적 발언 이후, 레몬은 방송국 내부에서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면서 이 발언이 계약 종료에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전했다.

당시 레몬은 공화당 후보 경선에 출마한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주재 대사의 ‘75세 이상의 정치인 정신 능력 검사 의무화’ 발언을 비판하면서 “헤일리도 전성기가 아니다. 미안하지만 여성의 전성기는 20~30대, 혹은 40대까지”라고 말했다. 발언 직후 여성 공동진행자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문제를 제기했으나, 레몬은 “구글에 검색하면 그렇게 나온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시청자들은 물론 보수‧진보 진영 인사들도 이를 비판하고 나서자 레몬은 트위터를 통해 “동료들이 지적했듯이 내가 한 발언은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그 발언을 한 걸 후회한다”면서 “여성은 나이로 정의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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