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에 위치한 설상차 제조사 폴라리스 공장 제조라인에서 한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 거대기술기업(빅테크)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칼바람’이 제조업까지 몰아칠 전망이다. 신규 주문이 주춤한 가운데 공급망 안정화로 수주 잔량까지 빠르게 감소하면서 제조업체들이 조만간 인력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은 웰스파고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핵심 자본재 수주 잔량이 향후 5개월 내에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제조업황을 보여주는 미 공급관리협회(ISM) 3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년만에 최저치로 나타나 수주 잔량이 늘고 있는 업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고용시장을 떠받쳐왔던 밀린 일감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섀넌 시리 웰스파고 경제학자는 “새로운 수요가 둔화됐지만, 제조업 고용 감소는 아주 느린 속도로 이뤄져왔다”면서 “밀린 일들이 제조업 활동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가능 한 제품) 수주는 전월 대비 1%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인 0.3%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다.
이미 일부에서는 고용 한파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지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4월 고용활동이 둔화될 것이며, 향후 1년간 고용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 다국적 기업인 3M은 지난 1월 수요 약화와 해외 사업 차질로 전세계에서 2500명의 제조업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화학업체 다우도 같은 달 비용절감 차원에서 2000명 가량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전히 미국의 전반적인 노동시장이 과열돼있는 만큼 제조업계의 해고물결이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뉴욕 컨설팅회사인 마리아 피오리니 라미레즈의 조슈아 샤피로 수석 경제학자는 “노동력을 구하기가 힘든 상황인만큼 제조업체들은 해고만큼은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결국에는 감원을 시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