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입수문서, 내달 G7 정상 성명서에 "대러 전면 수출금지"…
美제안에 EU-일본은 '불가능' 회의적…농업·의료품은 제외
다음 달 19일부터 사흘간 'G7일본 히로시마 서밋 2023'이 열리는 그랜드 프린스호텔 히로시마./로이터=뉴스1
다음 달 일본 히로시마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러시아에 대한 모든 수출을 금지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유럽연합(EU)과 일본이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4일(현지시간) 단독 입수한 문서를 토대로 이 같이 보도했다. 오는 5월 19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위해 작성 중인 G7 정상 성명서에 러시아에 대한 현재 부문별 제재 체제를 전면적인 수출 금지로 대체하는 서약이 포함돼있다는 것.
이는 기존 부문별 제재에 허점이 많다는 미국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제안으로 수출 금지 예외 품목은 농업, 의료 및 기타 제품에 국한된다.
그러나 EU와 일본 외교관들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FT에 "우리 입장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은 "G7 파트너들과 협력해 주요 경제에 부과된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재와 수출통제 조치를 취했다"며 "이러한 조치는 러시아가 부당한 전쟁에 자금을 지원하고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G7 정상들은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 안보, 친환경 투자, 인도·태평양 지역 문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와 함께 G7 회의에 참석하는 EU는 27개 회원국 모두가 제재 정책에 동의해야 한다.
앞서 G7 정상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이후 러시아에 대한 10개의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하자 몇 주간 자국 산업에 대한 예외와 면제를 확보한 후에야 합의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G7 정상 성명서 초안이 회담 전에 일부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초안에는 러시아에 대한 전면 수출 금지 외에 기존 제재를 회피하거나 우회하는 것을 막고, '고의로'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데 대해 더 많은 제재를 가하는 조치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서방의 제재 조치 이후 러시아와 교역을 늘린 터키, 아랍에미리트,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압박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명서 초안에 따르면, G7 국가들은 또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에 대한 '추적 메커니즘'을 도입할 계획이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