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차량에 사고를 당한 에릭 허친슨과 사만다 밀러. 〈사진=CNN〉
미국에서 행복한 결혼식 직후 음주운전 차량에 목숨을 잃은 한 신부의 사연이 보도됐습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한 해변에서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결혼식이 열리는 동안에는 따스했습니다.
신랑과 신부는 손을 맞잡고 영원히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신부는 "오늘은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자는 두 사람이 부부가 됐다고 선언했습니다. 하객들은 환호하며 부부를 향해 축하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부부는 비극을 맞았습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던 부부를 향해 음주 차량이 돌진했기 때문입니다.
현지시간 3일 워싱턴포스트는 결혼식 당일 음주운전 차량에 신부를 잃은 에릭 허친슨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허친슨은 지난달 28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한 해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신부 사만다 밀러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신부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상태였습니다.
신랑 역시 뇌 손상 등을 입고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충돌로 부부가 탄 카트는 90m가 넘게 날아갔습니다.
술을 마시고 운전한 제이미 리 코모로스키(25). 〈사진=CNN·찰스턴 보안관 사무소〉
사고를 낸 음주 운전자는 25살 제이미 리 코모로스키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사고 당시 알코올 냄새가 강하게 났으며 몸을 가누지 못해 경찰이 부축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코모로스키는 찰스턴 카운티 교도소에 갇혔습니다. 그는 경찰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코모로스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봐 감시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결혼식을 마치자마자 장례식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신랑의 어머니는 "아들이 신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운 지 5시간 만에 비닐봉지에 담긴 결혼반지를 돌려받았다"며 "허친슨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신부의 언니는 "아무도 이런 일을 겪어선 안 된다"며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이 음주운전을 하려고 할 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 수는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동생이 해변에서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기억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