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1심 요약

by 차한잔 posted May 0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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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경위

 

이 사건의 피고인과 피해자는 동아리에서 만나 약 5개월간 알고 지내던 사이다.

사건 전날, 둘은 계절학기 시험이 끝나고 20시부터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 도중 대학 선배 한 명이 동석해서 함께 했다.

 

익일 01:22경 술자리를 마치고 선배와 헤어진 뒤, 피고인은 만취한 피해자를 학과 학생회실에 데려다주기 위해 학교로 향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부축하고 학생회실 건물에 들어가 학생회실을 찾아다녔다.

도중 피고인은 피해자의 입술을 빨기도 하였다.

 

01:42경, 피고인은 어두컴컴한 계단을 발견하고 그곳 2층과 3층 사이의 층계참에 피해자를 눕혔다.

피고인은 휴대전화 동영상 기능을 켜서 창틀에 올려놓고 마치 피해자에게 성관계 동의 의사를 들으려는 듯

"나 좋아해?", "키스하고 싶어?", "나랑 하고 싶어?"라는 등 수차례 유도 질문을 하였다.

 

피해자가 제대로 대답 못하였으나 피고인은 옷을 벗기고 유사성행위를 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를 들어 올려 창틀에 몸을 걸쳤다.

피해자는 머리, 어깨, 가슴, 양팔이 창밖으로 나가고 배와 가슴 일부가 창틀에 닿아 걸쳐진 형태가 되었다.

 

피고인은 후배위 자세로 삽입하기 여의치 않자 피해자의 다리를 들고 일어서다 피해자를 창밖으로 떨어뜨렸다.

피고인은 건물 밖으로 나가 피해자를 확인했지만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까 두려워 구호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피해자는 골절, 장기파열 등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하였다.

 

 

쟁점

 

피고인은 심신상실의 피해자를 간음하다 실수로 떨어뜨려 죽게 했다(준강간치사)

vs

피고인은 심신상실의 피해자를 간음하고 죽였다(준강간살인)

 

 

재판부 판단

 

여러 정황과 혈중 알콜 농도로 봤을 때, 피해자는 당시 만취하여 피고인에게 저항은커녕 스스로 몸도 못 움직일 정도로 의식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배 부위엔 창틀에 눌린 자국으로 2개의 선이 남아있는데, 창밖 쪽 창틀의 선이 더 진하게 남아있다.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들어 올리면서 무게 중심이 바깥쪽으로 옮겨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일 피고인이 피해자를 밀었다면 눌린 자국이 아래로 밀리는 형태가 보여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스스로 성관계를 시도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후배위 자세로 삽입하기 위해 하체를 들어 올렸다는 것은 자연스럽다.

 

피고인은 술자리에서 가까운 곳에 주거지가 있음에도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주거지가 아닌 학생회실로 향했다.

도중 피해자의 친구를 만나 피해자를 재울 곳을 묻기도 하였고, 건물 내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닌 것은 피고인이 이용하지 않는 건물이기 때문에 구조를 몰라서 학생회실을 찾아다닌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학생회실에 데려다주려고 했으나 계속해서 신체 접촉이 있게 되자 욕정이 생겨 피해자를 간음하려 했던 것이 목적이고, 살해할 의도나 미필적 고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의학자는 이른바 '지렛대 원리'로 인해 피해자가 쉽게 추락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지 않고 그냥 들어 올려 떨어뜨리기는 당시 상황에서 힘들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검사는 법의학자에게 "피해자가 창틀에 걸쳐져 있는 상태에서 조금만 힘을 가해도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피해자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였는데 법의학자는 "누구나 아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피고인이 다리 끝부분을 잡았다면 너무 쉽게 훌렁 넘어가 본인도 놀랐을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사이는 나쁠 것이 없었으며, 직전 술자리에 동석했던 선배도 이상할 게 없었다고 한다.

달리 술자리 이후 사이가 나빠졌을 상황도 보이지 않으며, 피해자의 죽음으로 피고인이 얻는 이득 또한 없다.

 

사건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의 가방을 챙겨와 집에서 알리바이를 만들 목적으로 피해자의 태블릿을 이용해 자신에게 문자를 보낸 사실, 피해자 추락 이후 피해자와 접촉하여 피고인에게 혈흔이 남았던 사실은 인정되나, 취한 상태에서 판단력이 상당히 떨어졌을 것으로 보이고 현장에 자신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지갑 등을 그대로 두고 간 것으로 보아 계획적인 범행 은폐로 보이지 않는다.

 

 

결론

 

가해 학생은 심신상실의 피해 학생을 간음하려 했던 사실을 인정하고, 이는 재판에서 증명되었다.

그러나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나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인지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그러한 동기 또한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가해자는 준강간치사죄로 징역 20년을 선고받는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2022고합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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