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갱년기 여성들의 업무능력 저하로 미국의 연간 생산성 손실이 2조원이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 노동시장 과열이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간 금기시 돼 왔던 폐경과 갱년기에 대한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회와 기업이 갱년기 여성을 어떻게 지원할 지에 대한 문제도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미네소타의 메이요클리닉이 갱년기 여성을 주제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경을 겪는 여성들은 관련 증상으로 결근을 하거나 직장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네 군데의 각기 다른 진료소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4196명의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중 13%가 갱년기 증상이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한 갱년기 직장 여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1년의 3일 정도는 관련 증상으로 인해 직장을 나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조사를 바탕으로 여성의 갱년기로 인한 생산성 손실이 연간 약 18억달러(2조38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갱년기 근로자에 대해 고용주가 더 나은 병가 정책과 건강상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미 건강관리업체 일렉트라 헬스가 발간한 ‘연례 직장 갱년기 보고서’ 역시 갱년기 증상이 직장 여성들의 업무 성과에 부정적 영상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렉트라가 40세에서 55세 사이 미 직장 갱년기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이 갱년기로 인해 충분한 업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고, 18%는 갱년기로 인해 승진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응답자 5명 중 1명은 갱년기 증상 ��문에 이미 직장을 그만뒀거나 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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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매체 악시오스는 실제 미국에서 1500만명이 넘는 45~60세 여성이 풀타임 근무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노동 공급이 빠듯한 시기에 갱년기 여성들의 직장 이탈을 막고,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초 포춘지 또한 갱년기를 맞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과 이것이 그들의 직장생활에 어떠한 영상을 미치고 있는지 집중 조명한 바 있다. 포춘은 갱년기 여성의 경우 직장에서 관리자의 자리에 있거나 많은 책임과 업무를 떠안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이 갱년기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 변화 속에서도 직장 내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 웰니스 브랜드 와일의 그웬돌린 플로이드 최고경영자(CEO)는 “갱년기는 폭풍과 같다”면서 “여성들은 ‘내가 이제 쓸모가 없어졌나’, ‘내가 해오던 일을 이젠 더이상 잘 하지 못할 거야’라는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포춘은 불과 최근까지만해도 쉬쉬해왔던 직장 여성의 갱년기 이슈에 대해 지지를 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다양성과 포용이란 관점을 넘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같은 주장들이 더 힘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갱년기 경험을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고 있는 블룸버그 다양성과 포용 글로벌 책임자인 파멜라 허친슨은 “직장에서 여성의 성과는 사업 전반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면서 “갱년기 이슈는 다양성이나 웰빙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문제라는 점을 (고용주들이) 인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