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 단지에 독사가 출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독자제공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에 독사가 출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 단지에 길이 1m 남짓의 독사가 나타났다. 이를 목격한 이들은 단지에서 친구들과 함께 방과 후 시간을 보내고 있던 아이들이었다. 이중 평소 뱀에 관심이 많았던 A군은 해당 뱀이 독성을 지닌 유혈목이와 유사하다는 점을 인지, 119에 신고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신고자와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뱀을 포획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출몰한 독사. 이후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신고자와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뱀을 포획했다. 독자제공
전문가에 따르면 4월부터 10월까지 활발히 활동하는 유혈목이는 국내에서 흔하게 눈에 띄는 뱀이다. 녹색 바탕에 불규칙한 붉은색의 무늬가 돋보여 ‘꽃뱀’, ‘화사’ 등으로 불리는데 주로 논이나 강가, 낮은 산지에서 목격된다. 유려한 외형과 달리 목 부위와 입안 위턱에 독샘을 갖고 있어 해당 뱀에 물리면 두통·실신·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일본에서는 유혈목이에 물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상돈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흔히 볼 수 있는 뱀의 종류이지만 이를 도심 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2, 3년 사이 부쩍 잦아진 이슈”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강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음식물 쓰레기가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쥐 등의 설치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를 포식하는 뱀 역시 번식했을 것이다. 자연계에서 뱀과 쥐가 먹이사슬로 잘 엮여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강공원을 산책하다 뱀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글이 종종 게재되곤 한다. 지난해 9월 마포구 한강공원을 산책하던 반려견은 독사에 앞다리를 물려 괴사 직전에 이르기도 했다.
서울 한강 인근공원에서 이같은 경고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주 비가 내리면서 북한강 상류에서 서식하던 뱀들이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교수는 “마포구는 한강에서 머지않은 곳이므로 해당 뱀이 빗물관 등을 통해 유입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야외활동 중에 뱀을 만났을 경우에는 돌을 던지거나 건드는 행위 등으로 자극하지 말고 피해 가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도심에서 뱀을 발견한다면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포획한 뱀은 절차에 따라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다.
다만 개인이 뱀을 포획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에 따라 뱀을 포함해 야생 생물을 몰래 잡거나 먹으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만약 불가피하게 독사에 물렸다면 물린 자리에서 심장과 가까운 부위를 묶은 후 상처 부위가 심장보다 낮은 위치에 있도록 유지한다. 독이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근처 병원이나 보건소가 없다면 119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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