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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서 미끄럼틀 다다 망신살
이후 미끄럼틀 일부 파손되기도

 

낮은 지지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칠레 대통령이 고향 놀이터에 들러 미끄럼틀을 타던 중 몸이 껴 망신살이 뻗쳤다.

15일(현지시간) 비오비오칠레와 인포바에 등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가브리엘 보리치(37) 칠레 대통령은 지난 7일 새 헌법 제정을 위한 헌법위원 선거를 위해 고향인 푼타아레나스를 찾았다가 동네 놀이터를 들렀다.
 

미끄럼틀을 타고 있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이미지출처=트위터]

그는 놀이터에서 원통형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던 중 중간에서 몸이 끼여 몇 초간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발버둥 쳤다. 당시 영부인 이리나 카라마노스(33)는 이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누군가 이 모습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미끄럼틀에 갇혀 하반신만 보이는 보리치 대통령의 영상이 한동안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처럼 떠돌았다.

다만 일부 주민은 보리치 대통령이 탔던 미끄럼틀 아랫부분 이음새에 문제가 생기는 등 일부가 파손됐다고 지적했다. 칠레 야당은 "대통령이 체통을 지키지 못하다 아이들 놀이기구까지 망가뜨렸다"고 지적했다. 요하네스 카이세르 하원 의원은 "대통령에게 수리 비용을 청구하고, 그 결과를 정식으로 보고하라"고 자치단체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클라우디오 라도니치 푼타아레나스 시장은 "부서진 게 아니라 부품만 갈아서 끼면 되는 상황"이라며 "3000 칠레 페소(5130원)를 들여 나사 6개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보수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어권 매체인 '레트라스리브레스'는 30%대 낮은 지지율과 헌법위원 선거 참패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보리치의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보리치 정부와 좌파 집권당은 이번 헌법위원회 위원 선거에서 우파(51석 중 34석 차지)에 대거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추진해 제정한 진보적 성격의 헌법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데 이어 이번 선거 결과로 보리치 대통령은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한편 지난해 3월 취임한 보리치 대통령은 학생 지도자 출신으로 30대 젊은 나이에 당선돼 기대를 모았다. 그는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자, 최근 중도좌파와 중도우파 정권이 번갈아 집권했던 칠레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선명한 좌파 대통령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마약 범죄 증가에 따른 치안 악화와 가파른 물가 상승률 등으로 민심이 악화했고, 지지율 또한 하강 곡선을 그렸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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