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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현지 시간으로 16일 새벽,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을 격추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전례없는 규모의 대공습을 퍼부은 가운데. 값비싼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동원한 대공습의 목표물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패트리엇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의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오전 3시 30분경 육해공 기반 미사일 18발로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들을 공습했다. 

우크라이나군 측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번 공습에서 전투기를 이용한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 6발, 흑해 함정에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9발, 지상에서 ‘아스칸데르’ 탄도미사일 3발 등을 키이우를 향해 집중 발사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크라이나 공군이 또 다른 믿을 수 없는 승리를 거뒀다”면서 “간밤에 우리 방공군은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6발 등 총 18발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말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킨잘을 요격한 무기가 어떤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국이 제공한 패트리엇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패트리엇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 첨단 항공기, 순항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미국의 지대공 미사일이다. 지난해 2월 24일 개전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 중 가장 최첨단 무기로 꼽힌다.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 타깃은 패트리엇”

미 정부 관계자는 이날 CNN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포격 목표는 패트리엇 미사일 2곳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패트리엇 한 곳의 부품이 훼손되는 등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패트리엇 레이더 시스템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며,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해 요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영상] 우크라이나 현지 시간으로 16일 새벽,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을 격추하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 역시 전례없는 대규모 키이우 공습이 패트리엇을 노린 것이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르고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이 키이우의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중 한 곳을 박살냈다”고 주장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공습 결과와 관련해 각각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러시아는 패트리엇 포대 한 곳을 파괴했다고 주장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킨잘을 포함한 미사일을 모두 요격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패트리엇에 속속 당하는 푸틴의 ‘천하무적’ 무기

우크라이나가 고가인데다 수량도 많지 않은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요격하는데 성공했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콜라 올레시추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은 6일 텔레그램을 통해 “지난 4일 키이우 지역 상공을 향한 야간 공격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의 킨잘 미사일이 발사됐다”면서 이어 “우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킨잘을 막아냈다”고 전했다. 

 

미콜라 올레시추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은 지난 4일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를 향해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격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격추된 킨잘 미사일로 추정되는 잔해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 역시 “잔해 사진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의 Kh-47 킨잘 미사일과 매우 유사하다”면서 “미사일의 잔해를 보아 ‘관통 손상’을 입은 것이 확실하며, 이는 (우크라이나군의) 요격 시도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푸틴과 러시아의 ‘자랑’으로 불리는 킨잘은 최고 속도가 음속 10배(마하 10), 최대 사거리는 약 3000㎞에 달한다. 

그동안 킨잘은 극초음속 비행은 물론이고 회피 기동 등으로 기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2018년 3월 1일 킨잘의 개발을 직접 발표하며 “천하무적”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미국 방어체계 패트리엇 자료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극초음속 미사일 한 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5000만~1억 달러(약 600억~1200억원)으로 매우 고가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킨잘 보유량은 50기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하디 귀한’ 킨잘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속절없이 힘을 못 쓰는 배경에는 패트리엇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러시아 국방부 고위 관리는 지난 11일 “킨잘 요격은 불가능하다. 잘이 요격됐다는 주장은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러시아가 16일 키이우 공습에서 최소 6대의 킨잘을 사용했으며 이를 우크라이나가 모두 요격한 것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72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은 미사일 공습이 패트리엇에 막힌 셈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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