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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당시 재택근무로 한산했던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금융지구 거리ⓒ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해 가뜩이나 불안한 은행업계의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더 안좋아지면 더 큰 하락이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무디스 애널리틱스 집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분기 대비 0.76% 떨어지며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2002년 4분기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을 기준점인 100으로 놓고 집계하는 이 지표는 2011년 4분기에 127.7까지 떨어졌다가 그후 줄곧 상승해 지난해 4분기 288.6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 286.4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1분기 하락세는 다세대 주택과 사무실 건물의 하락이 주도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경제학자는 "더 큰 가격 하락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잔디 수석 경제학자는 "미 경제가 경기침체를 가볍게 겪는다고 가정하면 약 10% (더) 떨어질 것이지만, 경기가 더 악화되면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은행들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발간된 연방준비제도(Fed)의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상업용 부동산 대출 잔액 3조6000억 달러 중 60% 이상을 은행, 특히 소규모 은행이 내주고 있었다. 보고서는 "부동산 가치의 수정 규모는 상당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은행의 신용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인 코스타그룹에 따르면 고가 상업 부동산일수록 가격하락이 컸다. 고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8개월 연속 떨어졌고, 지난 3월에는 1년 전보다 5.2% 하락했다.

코로나19 재택 근무 여파가 잦아들지 않아 일부 도심 소매점과 식당들은 폐업중이고 사무실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낮춰 세입자를 유지하거나 매각해야 할 위험에 처했다.

예를 들어 최근 필라델피아 소재 상업용 건물 소유·관리 기업인 포스트 브라더스는 2019년 가을에 9250만 달러에 팔린 워싱턴DC 오피스 빌딩을 6700만 달러에 구입했고, 클라리온 파트너스는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타워를 10년 전쯤 지불한 가격의 약 절반에 내놓았다.

가격 하락은 은행의 대출 기준 강화로 이어져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은행 대출 담당자들은 연준에 1분기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신용 기준을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대출을 못받은 건물주들은 가격을 내놓은 채 부동산을 내놓을 수밖에 없어 가격 하락이 더 가팔라지고 있다. 이는 다시 건물의 가치를 떨어뜨려 은행이 대출을 더 조이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몇년간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아직 버틸 수 있는 여력은 있다고 보고 있다. 잔디 수석 경제학자는 "이자 체납과 채무 불이행이 증가하겠지만 강제 매각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상업용 부동산의 담보대출 대 부동산 가치 비율은 50~60%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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