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김은희 작가, 김태리./사진=텐아시아DB
전지현도 실패한 '영광'을 김태리가 가져다줄 수 있을까. 전작 '지리산'의 혹평으로 작가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은 김은희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온다. 내달 23일 처음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등을 집필하며 장르물의 대가로 인정받은 김은희 작가가 2014년 '쓰리 데이즈' 이후 약 9년여 만에 SBS와 손을 잡고 선보이는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김은희 작가와 SBS와 '악귀'를 선보인다고 처음 알려졌을 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은희 작가가 SBS로 복귀한다는 말이 나온 건 2021년 12월 방송사가 광고주를 대상으로 연 '2022 SBS 쇼케이스'에서로, 당시 드라마 '지리산'이 방영되고 있을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지리산' 포스터./사진제공=tvN
전지현, 주지훈 주연의 '지리산'(연출 이응복)은 방송 전부터 믿고 보는 '작감배'(작가·감독·배우)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첫 방송부터 혹평이 쏟아졌다. CG(컴퓨터 그래픽)가 어색하다는 지적과 배경음악이 극의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과도한 PPL이 극의 흠을 방해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런 탓에 배우들 연기까지 어색하다는 지적 역시 쏟아졌다.
여기에 김은희 작가의 강점인 치밀한 전개와 차곡차곡 쌓는 복선과 반전에서 오는 쾌감 역시 없었다. 산만하고 늘어진 전개에 김은희 작가의 필력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까지 이어졌다. 7%대 시청률에 국내외 방영권 판매로 손익분기점은 넘었지만, 김은희 작가에게 '지리산'은 뼈아픈 실패작으로 남게 됐다.
드라마 '악귀' 티저 포스터 /사진제공=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
김은희 작가의 차기작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타개해야 하는 것 역시 김은희 작가의 몫이다. 무엇보다 김은숙 작가 역시 최근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통해 전작 SBS '더 킹:영원의 군주'의 실패로 구겨버린 자존심을 회복하고 영광을 되찾는 데 성공한바, 김은희 작가 역시 '악귀' 만회할 기회는 남아있다.
'악귀' 여자 주인공으로 나서는 배우가 김태리라는 점 역시 희망적이다. 김태리는 '미스터 선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그간 출연한 드라마에서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으며 흥행의 일등 공신 역할을 해냈다.
배우 김태리./사진=텐아시아DB
'악귀'에서 김태리는 낮에는 아르바이트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N년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구산영을 연기한다. 구산영은 세상을 떠난 아빠의 유품을 받은 뒤부터 주변에서 자꾸만 일어나는 의문의 죽음들에 휘말리게 되고, 점점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인물이다.
여기에 악귀를 보는 민속학 교수 염해상 역의 오정세와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는 형사 이홍새 역의 홍경 등 연기력이 보증된 배우들이 합세했다.
'지리산'에서 삐끗한 김은희 작가가 2년 만에 돌아오는 '악귀'로 건재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시험대에 오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텐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