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무트에 우크라군 소수만 남아 있는 상태…러 바그너는 병력 철수 예고
바흐무트 완전히 함락 당했다고 보긴 일러…우크라 대공세로 상황 변할 수도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일(현지시간) 점령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바그너 그룹의 깃발을 든 병사들 앞에서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크라이나군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의 공세에 밀려 도시 외곽으로 초점을 돌렸다고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바흐무트에 현재 소수의 우크라이나군만이 남아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상황 변화에 대비하면서 도시에 진입할 기회"를 엿보기 위해 소수 병력이 계속 도시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과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도시 외곽으로 물러났다고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21일 동부 전선의 우크라이나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바흐무트 외곽에서 진격하고 있으며 "전술적으로 도시를 포위하는 데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제3 돌격여단 사령관 로디온 쿠드리아쇼프 소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인근에서 작지만, 중요한 진전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적의 약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점차 적을 압박하여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주도권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바흐무트에서 짙어진 패색을 감추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로찬 컨설팅의 국방 분석가인 콘라드 무지카는 "전술적 포위 공격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이며 아마도 도시 함락에 대한 성급한 대응을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8 기계화 여단 소속 병사가 도네츠크 바흐무트 인근에서 박격포를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23.05.18/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다만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완전히 함락했다고 판단하는 것도 성급한 결론이라는 분석도 있다.
관건은 그동안 공세를 주도했던 러시아 민간용병조직 바그너그룹의 행보다. 지난 주말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바흐무트를 완전히 함락했다고 주장한 후 오는 25일부터 바그너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6월1일부터는 재편성, 재장비, 추가 훈련을 거칠 때까지 바그너 전투원을 한 명도 최전방에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NYT는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병력을 철수하는 것이 그리 간단한 과정은 아니며, 이로 인해 바흐무트 외곽 고지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바그너와 러시아군 지도부 간 내홍과 러시아군 내부 소통 문제를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틈을 주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21일 전황 분석에서 "러시아군은 다른 방면에서 작전을 희생하면서까지 바흐무트시와 그 측면을 지키기 위해 추가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와 영국 군사정보국은 러시아군 수천 명이 바흐무트로 이동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보고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22일 "적이 자신의 통제하에 있는 도시 지역을 쓸어버리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 주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전투에서 주요 목표를 달성했으며 "러시아군은 막대한 손실을 보았고, 우리는 나중에 설명할 수 있는 특정 조처를 할 시간을 벌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