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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착륙직전 승무원도 앉았는데 비상구 레버 손대”
소년체전 참가 초중생 30여명 탑승…“아이들 많이 놀라”

 

승객과 승무원 194명을 태우고 운항 중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착륙 직전 비상구 문이 갑자기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운항 중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착륙 직전 비상구 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승객은 놀라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26일 항공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9분 제주공항 출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A321-200 기종)가 오후 12시37분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하기 직전 250m 상공에서 비상구 문이 갑자기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문이 닫히지 않아 항공기는 결국 비상구 문이 열린 상태에서 착륙했다.

이 항공기에는 승객 194명과 승무원, 조종사 6명 등 모두 200명이 타고 있었다.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 참가하는 제주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 30여명도 탑승했다. 탑승객 12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했고, 어지럼증과 구토, 두통, 손발 떨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 8명을 포함해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학생 인솔을 맡은 육상협회 관계자는 “아이들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직전 출입문이 열린 채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9분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12시45분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독자 제공

이번 사고는 비상구 쪽에 앉은 30대 남성 ㄱ씨가 문을 열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착륙 직전 승무원들이 모두 벨트를 하고 앉아있는 상태에서 비상구 옆 좌석에 앉은 승객이 비상구 레버를 건드려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구는 비상 시 문이 열리도록 돼있기 때문에 힘을 주어 문을 열면 문이 열린다. 높은 고도에서 운항 중일 때는 기내 안과 밖의 기압차로 문이 열리지 않는데, 착륙 과정에서 기압 차가 떨어지면서 문을 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구경찰청은 운항 중에 항공기 문을 강제로 열려고 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30대 남성 ㄱ씨를 공항경찰로부터 인계받아 조사 중이다. 항공보안법(제23조의 2항)에 따르면, 승객은 항공기 내에서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폭행·협박 또는 출입문·탈출구 조작을 해서는 안 된다. 경찰에 따르면, ㄱ씨는 혼자 비행기에 탑승했고, 사건 당시 술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오후 제주공항발 대구공항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한 30대 승객이 착륙 직전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문제의 승객(검은색 상의)이 대구 동촌지구대에서 대구 동부경찰서로 옮겨지는 모습. 연합뉴스

황호원 한국항공대 교수는 “고의로 그랬다면 항공보안법, 과실이라면 항공안전법의 적용을 받는데,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아시아나항공도 승객에게 비상구에 대한 고지 의무를 다 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은 승객의 조작에 의해서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도 필요한 조처를 다 했는지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26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 비행기 출입구에 비상개폐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연합뉴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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