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밤하늘에 러시아의 공습으로 섬광이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키이우의 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등 주요도시에 대규모 공습을 퍼부었다./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건립 기념일 ‘키이우의 날’을 맞아 대규모 드론 공습을 퍼부은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지도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공습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5시간 넘게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이란제 샤헤드 드론 59대 중 58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드론 잔해가 여러 지역에 떨어지면서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5월 28일 러시아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담배 제조 공장./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공습에도 불구하고 키이우 시민들은 ‘키이우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예년보다 축제 규모는 작아졌지만 시민들은 공연과 길거리 음식 등을 즐기며 하루를 보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야간 연설에서 “이번 공습 중 키이우 지역을 겨냥한 공격이 가장 강력했다”며 “키이우 지역에서만 36대의 드론이 격추됐다. 이게 러시아가 키이우의 날을 기념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5월 28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격추된 러시아 자살 드론의 잔해./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역사를 보면 키이우는 여러 침략자들을 목격했고, 그들로부터 살아남았다”며 “러시아인들에게서도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 폭정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며 “샤헤드나 다른 테러 수단도 이를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힘은 도시와 사람들, 우리의 삶에 있다. 사람과 문화를 경시하는 러시아는 패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어려운 단계를 통과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고, 우리의 도시는 자유로워질 것이며, 우리 국민은 모든 악으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UPI연합뉴스
dpa는 일일 연설은 보통 집무실 내부에서 진행되나, 이날은 건물 밖 거리에서 촬영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하는 이란을 비판하기도 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악은 항상 명확한 평가가 뒤따른다. 이란은 이 전쟁에서 러시아의 주요 동맹국이 되었고, 민간 도시 공격을 위해 무기를 공급했다”고 했다.
그는 “이란은 직접적인 의도를 가지고 이 일을 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며 “그에 따른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삶의 기본 법칙인 ‘부메랑의 법칙’을 상기시켜주고 싶다”며 “샤헤드는 언젠가는 제조자를 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