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심왕가의 후세인왕세자, 사우디 명문가 딸과 결혼
질 바이든여사, 윌리엄 英왕세자등 전세계 하객 참석
자원빈국 요르단과 산유국 사우디의 결합에도 주목
[암만(요르단)=AP/뉴시스]1일 결혼식을 마친 요르단의 후세인 왕세자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신부 알세이프의 카 퍼레이드. 2023.06.02
요르단의 후세인 왕세자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명문가 출신의 건축가 라즈와 알-사이프가 6월1일(현지시간) 아랍국가 대표들과 외교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고 요르단의 하심왕가 공보실이 발표했다.
결혼식이 거행된 자흐란 왕궁에서 요르단의 압둘라2세 국왕과 라니아 왕비는 세계 각국의 왕들과 왕비들, 고위 대표들과 외교관들을 따뜻하게 환영했다. 전국에서 모여든 축하 인파가 왕궁과 수도 암만 시내를 메워 축제 분위기를 뜨겁게 했다고 AP, AFP 통신 등 외신들은 보도했다.
후세인 왕세자와 라즈와는 이 곳에서 예식을 올린 뒤 빨간색 승용차에 타고 암만시내의 알 후세이니야 궁전까지 시내 도로를 카 퍼레이드를 이끌고 통과했다.
시내에서는 요르단 국민들이 연도에 줄을 지어 서서 왕가의 신혼부부를 향해 열렬한 축하의 환호성을 보내주었다.
알 후세이니야궁전에서는 압둘라 2세 국왕 부부가 성대한 결혼식 피로연을 베풀었다. 이 곳에는 사우디 왕가 친족들과 알-사이프가의 사람들, 이번 결혼식에 초대 받은 손님들이 모두 참석했다.
28세의 후세인왕세자와 29세의 알세이프의 결혼식에는 영국의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부부, 미국의 질 바이든 대통령부인을 포함해 세계적인 명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결혼은 아랍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안정과 혁신을 지속하며 왕권을 유지해온 요르단 왕가가 구시대의 모든 대립을 초월해서 중동 최대의 부국 사우디 아라비아와 혼인을 맺었다는 데에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원 빈국인 요르단이 부유한 이웃 사우디 아라비아와 정략적인 혈연을 맺게 되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날 신부는 레바논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엘리 사브가 디자인한 하얀색 웨딩 드레스를 입고 왕세자의 증조모가 특별히 주문했던 맞춤형 1968년도 롤스로이스 팬텀V 승용차를 타고 결혼식장인 자흐란 궁에 도착했다.
후세인 왕세자는 그보다 일찍 요르단군의 완벽한 예복을 갖춰입고 황금장식을 한 칼을 찬 채 식장에 와서 대기했다.
양쪽 왕가 가족과 귀빈들은 전통 무슬림 결혼 예식에 따라 탁트인 옥외 정원의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된 식장에 모여서 결혼식을 참관했다. 신랑 신부가 서약서에 서명한 뒤 군중은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 순간 이후로 신부 알세이프는 라즈와 알 후세인 왕비라는 정식칭호와 함께 왕족의 직위를 갖게 된다.
[암만(요르단)=AP/뉴시스]1일 결혼식을 마친 요르단의 후세인 왕세자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신부 알세이프의 카 퍼레이드. 2023.06.02
몇 km떨어진 시내 고대 로마 야외 경기장에는 수 많은 관중들이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되는 결혼식 장면을 지켜보았고 신혼부부가 서약을 한 직후에는 약 1만8000명에 달하는 군중들이 일제히 기립해서 두 나라의 국기를 흔들면서 축하의 환호성을 올리며 파티를 시작했다.
이 같은 결혼식 관람 파티가 전국적으로 여러 군데에서 거행되었다고 요르단 당국은 밝혔다.
딸과 함께 결혼식 생중계를 지켜 본 요르단 시내의 사마라 아크라바위(55)는 이번 결혼식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인상적이었다고 AP기자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 요르단의 모든 부모들, 전 세계의 모든 부모들이 똑같은 감정을 가졌을 것"이라며 새로 탄생한 왕과 왕비의 결혼식을 진심으로 축하했다고 말했다.
왕세자 부부는 결혼식이 끝난 뒤 하얀 레인지 로버를 타고 호위차량 행렬과 군악대의 연주 속에서 압둘라1세 요르단 국왕 통치시대부터의 전통인 전통적인 기마 군악대와 함께 거리를 행진했다.
요르단 왕국은 국민들이 결혼식을 참관하고 축하할 수 있도록 1일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고 암만시내 곳곳의 도로에서는 엄중한 경비와 함께 신혼부부 행렬의 참관을 허용했다.
수 십 만명의 군중들과 축하객들이 곳곳에서 무료 콘서트와 문화행사에 참여해 축하의 열기를 더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온 결혼식 참석자들과 관광객들은 하얀색 로브와 색색의 화려한 의상을 갖춰입고 시내 포시즌 호텔의 로비에서 축하연을 베풀었다.
신부의 고모인 누라 알 수다이리는 결혼식날 새벽 조식 뷔페에 운동화와 스포츠팬츠 차림으로 내려와서 "우리는 이번 결혼이 너무도 기쁘고 흥분된다. 두 사람과 가족들의 경사일 뿐 아니라 요르단과 사우디 아라비아 두나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