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합의 못하자 사우디 단독 결정
사우디 생산량, 코로나19 수준까지 내려가
나머지 산유국, 4월 자발적 감산결정만 연장
감산 결정에 서부텍사스산원유 2.5% 가량 상승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 석유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당초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 전체에서 100만배럴 감산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사우디 단독으로 감산을 통해 과감한 유가 방어에 나선 셈이다. 이외 주요 산유국들은 올해 연말까지 하기로 한 감산 결정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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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이날 OPEC+ 정례 장관급 회의를 연후 성명을 통해 사우디가 내달부터 추가적으로 하루 100만배럴 원유 생산을줄인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지난달부터 50만 배럴 자발적 감산에 들어간 이후 추가적으로 대폭적인 감산에 나선 셈이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 장관은 “유가 안정을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단독 발표는 OPEC+정례회의서 추가 감산안 논의가 무산된 이후 나왔다. 이번 회의서 주요 산유국들이 100만배럴 추가 감산분을 나누는 안건이 논의됐지만 다른 산유국들의 반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아프리카 회원국 중 앙골라와 나이지리아는 코로나19로 인한 폐쇄로 자신의 생산량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감산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우디 주도의 감산 결정에 합의를 하지 못하자 OPEC+은 지난 4월 결정한 자발적 감산 기한을 내년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해 10월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고, 지난 4월에는 일부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160만배럴 추가 감산을 깜짝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유가는 한 때 80배럴를 잠깐 웃돌긴 했지만,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 기대감이 줄면서 다시 70달러 초반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우디는 추가 감산을 결정하면서 7월부터 석유 생산량은 하루 약 900만배럴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참이었던 2021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OPEC+내 이견이 나온 상황에서 사우디가 유가 부양을 위한 감산 부담을 단독으로 떠안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우디의 추가 감산 결정 이후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73.63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2.45%가량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