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즈하(자포리자) 핵발전소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댐이 폭파되면서 지옥의 문이 열리고 있다.
유럽 이사회 의장 찰스 미셸은 6일 자포리즈하 원전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노바 카홉카 댐을 공격하는 것은 전례 없는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행위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분명한 전쟁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러시아와 그 대리인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양측은 동시에 소련 시대에 건설된 거대한 댐이 6일 미사일 공격을 받아 폭파되어 전투지역을 가로질러 홍수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며 댐의 폭파를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와 함께 비난을 퍼붓고 있다.
먼저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공포에 질려' 댐을 폭파했다"라며 "분명한 테러행위이자 전쟁범죄로 국제 전범재판소에 회부하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실패하면서 국제적 시선을 돌리기 위한 자작극으로 댐 폭파에 영국제 '스톰 섀도우' 미사일이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일부 인사들은 그간 지속적인 크고 작은 손상을 입으면서 특별한 공격이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붕괴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양측 모두 붕괴의 직접적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증거를 제시하고 있지 않아 현재로서는 속단하기 힘들다.
문제는 이번에 붕괴된 노바 카홉카 댐이 러시아 점령지인 크림반도와 자포리즈하 핵발전소에 냉각수를 공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길이 240KM, 폭 23KM의 거대한 댐으로 재앙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이 점령한 지역의 해방을 위해 오랫동안 기다렸던 반격을 가하는 것처럼 댐의 파괴는 전장의 한 중심에서 발생한 새로운 인도주의적 재앙을 일으키면서 전선의 양상에 변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강 북쪽을 탈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전쟁 초기부터 댐을 통제해 왔으며 양측은 서로 그 댐을 파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러시아 RIA 통신은 댐 파괴로 인해 14개 지역 거주 2만2천 명이 홍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댐 붕괴는 우크라이나가 15개월 이상 준비한 대반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러시아는 동부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의 동시다발적 공세를 저지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반격에 대해 완전한 침묵으로 일관하면서도 러시아 주장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있다.
전쟁의 한 중심에 있는 자포리즈하 원전은 냉각수 공급이 끊길 수도 있는 운명에 처함으로써 전쟁과는 또 다른 인류 대재앙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의 원인이 지진으로 인한 단전과 단전에 따른 냉각수 공급 중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에 미뤄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계기라는 지적이다.
조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