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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청주사·중국인 병원·구타흔적 등 밝혀야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BJ 아영(왼쪽).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병원 운영 30대 중국인 부부(오른쪽). BJ 아영 인스타그램 캡처, 현지 매체 라스메이 캄푸치아 보도 캡처


한국인 여성 BJ가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가 세 가지 의문점을 제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형사법 전문가인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피해자는 지난 2일 캄보디아로 여행을 가서 이틀 만인 4일 현지 병원에 가 혈청 주사를 맞았다. 이 부분부터 우리 밝혀야 하는 대목”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캄보디아 일간 라즈메이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주의 한 연못가에서 붉은 돗자리에 싸인 채 웅덩이에 버려인 한국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여성은 한국인 관광객 변아영(33)씨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 25만명을 보유한 유명 인터넷 방송 진행자였다. 활동명은 ‘BJ 아영’이었다.

변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칸달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30대 중국인 부부가 시신 유기 혐의로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 4일 병원을 찾은 변씨가 치료 받던 중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변 씨의 시신을 차에 실어 옮긴 뒤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 연구위원은 ‘장소’를 첫 번째 의문점으로 들었다. 왜 한인 병원이 아닌 중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병원에 방문했느냐는 것이다. 그는 “외국에서 아플 때 증상을 정확하게 설명하려면 한인 병원을 찾는 게 상식적”이라며 “(현지에) 한인 병원도 많은데 굳이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 병원에 갔는지 그 부분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캄보디아에서 한인 병원을 운영하는 오성일 글로벌 한인병원 원장도 “프놈펜이 서울이라면, 칸달주는 경기도”라며 “젊은 여자분이 거기 관광하러 갈 일도 없는데, 왜 굳이 중국인 병원에 간 건지 이해가 안 간다. 한국 의사들이 운영하는 병원이 몇 군데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승 연구위원은 ‘혈청주사’를 두 번째 의문점으로 꼽으며 석연치 않은 부분을 설명했다. 변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증세를 보였고,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승 연구위원은 “말라리아나 파상풍에 걸렸을 때 혈청을 주사해서 면역을 올리는데 (변씨가) 왜 그런 주사를 맞았어야만 했는지, 병원에서 왜 그런 처방이 나왔는지를 좀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며 “이게 의료 사고인지 아니면 ‘사건’인지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시신을 유기했다는 건 감춰야 되는 게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하자 그는 “의료 사고였으면 분명히 그렇게(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왜 굳이 한 시간 정도 가는 거리에 붉은색 천으로 사체를 유기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는 시신에서 구타 흔적이 발견됐고 얼굴이 부어있었던 점을 지적했다. 앞서 현지 언론은 변씨 얼굴과 몸 여러 곳에 구타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멍과 골절이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승 연구위원은 “혈청 주사를 맞으면 얼굴이 부을 수 있는데, 폭행과 약물 중독에 의한 부작용은 완전히 다르다”며 “신체 일부가 부러진 모습은 분명히 외부에서 힘을 가했을 때 가능한 일이지 혈청 주사 맞으면서 발작한다고 이렇게 신체 일부가 부러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니까 저는 변사라고 본다”며 “원인이 사건인지 사고인지를 반드시 밝히고 현지에 있는 경찰과 적극적인 형사사법 공조를 통해서 밝혀야 된다”고 강조했다.

변씨와 동행한 지인에 대해서는 “무슨 일인지 말씀을 안 하고 있는데, 두렵고 약간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이 있어서 얘기를 못 할 수도 있다”며 “피의자로 생각하고 있는 건 전혀 아니니까 (수사에 협조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다.

또 유족이 변씨의 부검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옛날과 달리 부검을 하더라도 예를 갖추어서 하고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면서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면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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