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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전선에서 떨어진 서부와 중부 지역까지 공습

 

우크라이나 서부 해안도시 오데사에서 14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쇼핑센터 건물 앞에서 시청 직원들이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오데사/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에서 반격에 나선 이후 러시아군이 공습 강화로 맞서면서 민간인 피해가 다시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중부 지역의 한 도시에서만 12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데 이어 14일 서부와 동부에서 6명이 또 숨졌다. 이틀동안 숨진 민간인은 적어도 24명에 이른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흑해 서부 연안의 핵심 항구도시인 오데사와 동부 도네츠크주 북부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오데사에서는 도심의 쇼핑센터 건물과 교육시설 등이 공습을 당해 유통업체 창고에 있던 민간인 3명이 숨졌다. 부상자도 13명이 발생했다. 현지 관리들은 벽과 창문이 파괴된 창고 건물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오데사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도네츠크주 중서부, 자포리자주 중부와는 멀리 떨어진 지역이다. 러시아군은 대함 미사일인 칼리브르 미사일을 동원해 이 도시를 이번주에 두번째 공격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도네츠크주 북부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코스탼티니우카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3명이 숨졌다고 현지 관리들이 밝혔다. 파울로 키릴린코 도네츠크주 주지사는 “미사일 공격으로 크라마토르스크에서 적어도 5채의 가옥이 완전히 파괴되고 20여채가 손상됐으며, 코스탼티니우카에서는 가옥 2채가 무너져 내렸고 50여채가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크라마토르스크는 도네츠크주에서 싸우는 우크라이나군의 지역 본부가 있는 곳이다.

앞서 13일에는 중부 지역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크리비리흐에서 5층짜리 아파트와 식품 저장 창고가 미사일 공격을 당해 민간인 11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시 정부는 14일 부상자 가운데 한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사망자가 1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북부 국경 지역인 수미주에서도 13일 4명의 벌목 작업자 등이 탄 차량이 폭격을 당해 민간인 6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하고 있는 도네츠크주 북부 지역에서 공습을 당한 도시와 마을이 이날 10곳이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합동참모본부의 안드리 코발로우 대변인은 자국군이 1천㎞에 이르는 전선에서 공세를 펴자 러시아군이 공습 강화로 맞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데사주와 도네츠크주 외에 북동부 하르키우주, 중남부 크로피우니츠키주도 공습을 당했다며 러시아군은 대함 미사일인 칼리브르 미사일과 케이에이치(Kh)-22 미사일, 이란제 드론 등을 공격에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피우니츠키주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는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공격을 덜 받던 곳이다. 러시아군이 두 지역 공격에 나선 것은 인근 자포리자주와 도네츠크주 서부 지역에서 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무기와 물자 보급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공개한 일일 전쟁 상황 분석 글에서 우크라이나 남부는 러시아군의 항공 작전에 대한 방어 태세가 다른 지역보다 약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초반 5~6일 동안 상당한 성과를 보인 뒤 정체 상태에 빠진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폴란드의 군사 분석가 콘라드 무지카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 작전을 위해 구성한 12개 여단 가운데 3개 여단만 전투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초기 작전은 잘 이뤄지고 있으나 앞으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걱정되는 점은 초반의 작전 이후 진격이 정체된 듯 보인다는 점”이라며 “초반의 추진력이 사라졌지만, 그 원인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 작전을 통해 남부의 기존 전선에서 6.5㎞ 정도 전진했으며, 다음 과제는 러시아군이 전선 후방 10~15㎞에 구축한 주요 방어선을 뚫을 수 있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로브 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전략은 우크라이나군이 자국군의 주 방어선까지 도달하기 전에 최대한 타격을 입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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