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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에서 한 시민이 반미 벽화가 그려진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정부와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과 이란 핵프로그램 동결 문제를 놓고 비밀리에 대화를 재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2월말 뉴욕에서 양측 고위 당국자들이 논의를 시작했고, 이후 백악관 관계자들이 최소 세 차례 오만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오만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진행 중인 대화는 비밀이 아니다”며 “우리는 중개자들을 통해 미국과 간접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만 채널’은 2015년 이란핵합의(JCPOA)가 타결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현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이크 설리번 부통령 외교보좌관(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만을 방문해 이란측과 핵 문제에 관해 비밀 협상을 벌인 바 있다.

미국이 대이란 외교를 재개하는 것은 이란의 러시아에 대한 무인기 제공, 이란의 우라늄 농축 지속 등으로 높아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JCPOA 복원 협상 좌초,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 등으로 약화된 미국의 입지를 회복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WSJ는 소식통들이 여름까지 미·이란 간 긴장이 완화될 경우 JCPOA 복원 협상 재개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면서도 실제 핵합의가 되살아나리라고 낙관하는 분위기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에 미국인 구금자 석방과 핵 동결의 대가로 미국 독자제재로 발이 묶인 자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이라크 정부가 이란에서 수입한 전기·가스 대금 25억유로 지급을 승인했는데, 미국은 핵프로그램 논의와는 무관한 일상적인 절차라는 입장이었다.

이란은 한국 은행에 예치된 이란 원유 결제대금 약 70억달러 반환도 요구하고 있다. WSJ는 이 사안을 잘 아는 전직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인도적 목적으로 동결 자금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미국, 이란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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