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4세기 말 유물 추정…보존상태 완벽
전문가 “장식품 아니라 실제 무기로 만들어져”
만들어진 지 3000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마치 새것처럼 보이는 청동검이 독일에서 발굴돼 고고학계의 이목이 쏠렸다.
AP통신과 미국 CNN방송 등의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청동검은 지난주 뉘른베르크와 슈투트가르트 사이에 있는 남부 도시 뇌르틀링겐에서 출토됐다.
독일 바이에른주 역사유적보존실(BLfD)은 이 청동검이 청동기 시대 중반인 기원전 14세기 말의 유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바이에른주 역사유적보존실은 “이 검은 날 앞부분에 무게중심이 있는 걸로 보아, 주로 무엇을 베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식품이 아니라 실제로 무언가를 절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라는 의미다.
청동검은 처음 발견됐을 때 갓 만들어진 것처럼 푸른빛으로 반짝거렸으며, 검 손잡이의 지그재그 패턴도 완벽하게 보존돼 있었다. 역사유적보존실은 “검의 날부터 팔각형 손잡이까지 모두 청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도 흔치 않은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 청동검은 남성과 여성, 10대로 추정되는 소년 등 세 사람이 함께 묻힌 무덤의 여러 청동 부장물 가운데 있었다. 묻힌 이들 세 사람이 서로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독일 바이에른주 남부 뉘른베르크 지역에서 발견된 3000여년 전의 청동검 [이미지 출처=독일 바이에른주 역사유적보존실(BLfD) 자료 캡처]
마티아스 파일 역사유적보존실장은 “이번 발견을 좀 더 정확히 분류하려면 고고학자들이 청동검과 매장 방식을 더 조사해야 한다”며 “다만 보존 상태가 놀랍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으며, 이런 발견은 무척 드물다”고 밝혔다.
청동은 구리에 주석이 10% 이상 섞인 합금으로, 인류 역사상 처음 본격적인 도구 재료로 이용된 금속이다. 즉, 청동기 시대는 인류가 본격적으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시대로, 역사학계는 고대의 국가가 이런 청동기 문화를 바탕으로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3000여년 전 당시를 고려하면 이런 검을 만들 수 있었던 지역은 유럽 내에서도 매우 드물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에 발견한 청동검이 후기 청동기 시대(기원전 1300년~기원전 700년경)에 존재한 유럽 일대의 주요 문화인 언필드 문화(Urnfield Culture)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화장한 재를 항아리에 담아 무기나 장식품과 함께 밭에 매장하는 것은 언필드 문화의 풍습 중 하나다.
언필드 문화는 헝가리 서부에서 프랑스 동부까지, 알프스에서 북해 부근까지 뻗어 있는 지역에 위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과 우크라이나와 등지에서도 관련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과 유적지가 발견돼 왔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