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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지뢰·함정 설치 1천400㎞ 방어선…드론 공격도 늘려"
"지휘 구조상 혼란, 장비 부족은 여전" 약점도 지적

 

지난 4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의 감시 초소를 지키는 러시아군 모습. 2023.6.19 [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러시아의 방어 태세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대비해 지난 7개월간 예비군과 포병·항공지원을 준비시키고, 탄약·연료를 비축했으며, 더 많은 드론을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자국군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훈련에 참가시키며 대반격을 준비하는 동안, 러시아도 방어태세를 잘 가다듬어 왔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특히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까지 장장 900마일(약 1천448㎞)에 이르는 전선을 따라 참호를 파 요새화하는 등 방어선을 구축했다.

'용치'(龍齒·용의 이빨)로 불리는 뿔 모양 탱크 저지용 구조물과 참호 등으로 겹겹이 구성된 이 방어선 앞에는 지뢰와 함정을 곳곳에 심었다.

WP는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러한 방어망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속도를 늦추고 좁은 구간에서 돌파를 시도하도록 병목현상을 일으켰으며, 그 덕에 러시아군은 전열을 다시 가다듬고 더 정확히 조준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랜드 연구소의 군사전문가 다라 마시코트는 "러시아군은 방어 계획을 세우는 데에만 몇 달을 보냈으며 참호를 파고 6개월간 들어앉아 지뢰와 함정을 설치했다"며 러시아군이 방어선에 자신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뢰밭이 방어의 제1선 역할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군) 진지 앞은 물론 수 킬로미터 떨어진 도로와 들판에도 지뢰가 많아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장비가 이미 많이 파괴돼 지뢰를 뚫고 지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헤르손 지역의 참호에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군. 2023.6.19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군은 자국산 란체트 드론을 이용한 폭격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란체트는 러시아산 자폭 무인기로 포격 시스템과 경장갑차, 일부 전차를 대상으로 한 공격에 효과적이다.

란체트 드론의 공격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는 친(親)러시아 사이트 '로스트아머'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달 들어 최소 33차례의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 등도 란체트 드론이 IRIS-T 공대공 미사일과 레오파르트2 전차 등 서방 지원 무기를 파괴하는 영상을 근 2주간 거의 매일 올리고 있다.

러시아군은 항공기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러시아 군사 전문기자 파벨 악세노프는 러시아군 헬기가 전에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피해 먼 곳에서 공격했으나 최근에는 근접 공격으로 결정력을 높였다면서 항공 전술에 상당한 변화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WP는 이처럼 러시아의 방어태세가 효과를 보이면서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가을 하르키우와 헤르손 지역에서 거뒀던 정도의 전과를 올리기 어렵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군사분석가 이안 마트베예프는 우크라이나 대공세에 맞선 러시아군에 대해 "잘 구축된 진지에서 싸우고 있고 충분한 양의 포탄을 비축했으며 드론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군 상황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그러나 지난해 드러낸 지휘 구조상의 혼란 등 여전히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의 군사 전문가 파벨 루진은 "러시아가 공군과 포병에서 양적 우위에 있지만 포병은 우크라이나가 적극적으로 저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인력과 무기, 지휘관 등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지휘구조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랜드 연구소의 마시코트도 현재 러시아군에 대해 "건실하다기보다는 괜찮은 상태 정도로 본다. 동원된 사람들의 훈련 정도도 제각각이다"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정할 만큼 무기와 장비가 부족한 점도 문제다. 러시아는 이란에서 드론을, 중국에서는 부품을 조달하고 있지만 서방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WP는 덧붙였다.
 

[그래픽]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군 3중 방어선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영국 텔레그래프는 11일(현지시간) 상업위성업체 막서(Maxar)를 통해 입수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군을 맞대고 겹겹이 늘어선 지뢰밭과 대전차 도랑, 참호 등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장교 세르히 아다모비치는 러시아가 다양한 요새로 이뤄진 삼중 구조를 기반으로 이러한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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