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그리스 해안 경비대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연안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 밀입국선이 전복돼 6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가운데, 배 안에서 차별이 있었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그리스 해안경비대에 "배가 뒤집어질 때 파키스탄 출신 사람들은 생존 가능성이 훨씬 작은 갑판 아래층으로 밀려났다"고 진술했다. 또 승조원들이 물을 찾거나 탈출을 시도하는 파키스탄 국적자를 학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로 파키스탄 국적자는 대부분 사망하거나 실종된 상태다. 당시 배에는 총 750명가량이 승선 중이었고 파키스탄 출신이 약 400명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생존자 104명 중 파키스탄 국적은 12명에 불과하다. 파키스탄 언론은 이번 사고로 최소 298명의 자국민이 숨졌으며 그중 135명이 분쟁지 카슈미르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19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으며,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난민 브로커 역할을 한 이들을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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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선박에는 국적뿐만 아니라 성·연령별 차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진술서에 따르면 남성들은 과밀 상태의 난민선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을 보호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배 밑바닥에 있는 화물칸에 사실상 감금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생존자 중 여성과 아동은 없으며, 선박 침몰 때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해 지중해를 건너 북아프리카에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 입국한 이들은 7만여 명에 달한다. 기존에는 아프리카, 중동 이민자가 많았으나 최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이집트를 떠난 이민자 비중이 급증했다. 난민 행렬이 이어지며 지중해는 '죽음의 바다'가 됐다. 이번 사고는 약 1,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15년 리비아 난민선 침몰 이후 지중해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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