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가상 양자대결서 우위
"사상 초유 기소, 영향 못 미쳤다"
하버드대 미국정치학센터(CAPS) 조사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가상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CAPS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과 공동으로 2024년 대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 2090명 중 4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9%에 불과했다. 15%는 어떤 후보를 택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같은 기관이 진행한 지난달 가상 양자 대결 지지율도 각각 47%, 40%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차지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정치적으로 역풍을 맞았다. 지난 8일 기밀문건 반출 혐의로 헌정 사상 최초로 연방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에 대해 그는 "미친 짓"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조지아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 "나는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 지역)를 지날 때마다 소환장을 받는다"라며 "나는 절대 감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향해 "미치광이",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대해서도 "당장 제거해야 할 병든 이들의 소굴"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이런 혼란에도 가상 양자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큰 변동이 없는 모양새다. 연방검찰 기소 이후에도 지지율은 이전에 비해 2% 하락했을 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론조사 공동책임자인 마크 펜은 "기소는 바이든 지지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가 오히려 더 탄탄해졌다. '오늘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열리면 누구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5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로 주목받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의 지지율은 14%에 불과했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과 연령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66%였다.
다만 연령에 대한 관점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명히 갈렸다. 공화당 지지자 중 94%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우려했으나, 민주당 지지자 65%는 '(재선하기에) 적절한 나이'라고 답변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