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해저에서 내파 또는 폭발 이상 징후 감지
치명적 폭발로 인한 것으로 추정…요금은 3.2억
미국 '오션 게이트 익스페디션즈'사가 제공한 타이탄 잠수정 이미지. 지난 20일 타이태닉호 잔해를 관찰하기 위해 떠났다가 실종된 타이탄 잠수정에는 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111년 전 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태닉호를 보기 위해 관광하려다 실종됐던 잠수정 '타이탄' 탑승객 5명이 모두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미 당국은 이번 사고가 잠수정의 '재앙적인 내파(catastrophic implosion)'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잠수정이 출항한 지 몇 시간 만에 폭발음으로 의심되는 이상 징후가 감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잠수정은 지난 18일 오전 잠수 시작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됐는데, 실종 직후 미 해군의 탐지 시스템은 해저에서 내파(implosion) 또는 폭발과 일치하는 이상 징후를 감지했다. 내파는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을 말한다.
미 해군의 한 고위 관리는 “해군은 즉시 음향 데이터를 분석, 통신 두절 시점에 타이탄 잠수정이 운행하던 부근에서 내파 호는 폭발로 보이는 비정상적 현상을 감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 진행 중이던 수색·구조 임무 지원을 위해 해당 정보가 지휘관과 즉시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의 음향 분석 후 수색 범위는 좁혀졌고 이날 타이탄의 잔해가 발견됐다. 해군은 국가안보 문제가 있는만큼 폭발음을 감지한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선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에 당부했다.
미국 '오션 게이트 익스페디션즈'사가 제공한 타이탄 잠수정 이미지. 지난 20일 타이태닉호 잔해를 관찰하기 위해 떠났다가 실종된 타이탄 잠수정에는 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2023.06.21/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미 해안경비대도 발견된 잠수정의 잔해가 흩어져 있는 양상이 '재앙적인 내파'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색을 시작한 72시간 동안 음파탐지기에 잡히는 것이 없었던 것도 사망 추정의 근거로 생각했다.
그후 해안경비대는 남아있는 산소 부족을 우려하며 구조 작업에 매달렸다가 잠수정의 꼬리 원뿔 부분 등의 잔해들을 발견했다.
지난 18일 대서양에서 실종된 잠수정엔 스톡턴 러시 오션게이트 최고경영자(CEO)이자 잠수정 선장,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겸 탐험가 해미시 하딩,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레만, 프랑스 해양학자 폴 앙리 나졸레 등이 탑승했다.
6.5미터(m) 높이의 작은 잠수정은 오전 8시쯤 바다로 하강을 시작했으며 7시간 후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예정이었으나 결국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을 맞았다.
잠수정 '타이탄'의 운영사 오션게이트는 성명을 통해 탑승객들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독특한 모험정신과 세계의 바다를 탐험하고 보호하려는 깊은 열정을 공유한 진정한 탐험가들이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오션게이트는 대서양 해저 약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선체를 보는 관광을 진행해 왔는데 요금은 약 25만 달러(약 3억20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사고를 두고 영화 '타이타닉'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111년 전의 타이태닉호 참사와 '기이한 유사성'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 ABC 방송 인터뷰에서 "타이태닉호 참사와 유사성에 충격을 받았다"며 "타이태닉호의 선장 역시 당시 배 앞의 얼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를 받았음에도, 달빛이 없는 밤에 빙원(氷原)을 향해 전속력을 냈고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했다.
미국 해안경비대 사령관 존 모거 소장이 22일(현지시간) 보스턴 해안 경비대 기지에서 브리핑을 갖고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보러 갔던 잠수정 ‘타이탄’의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3.6.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