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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저출산 대책 관련 헝가리 모델을 언급했던 나경원 당시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2030년까지가 반전의 마지막 찬스다. 모든 역량 총동원할 것”

지난 1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하며 정권이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이(異)차원 저출산 정책’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일본의 출산율 상황(2022년 1.26)은 나홀로 매년 세계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한국(0.78) 보다는 확실히 낫습니다.

하지만 일본도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7년만에 1.3대 밑으로 내려가고 출생아수도 사상 처음으로 80만명선이 무너지면서 사회적 경각심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초 한국에서도 반짝 이슈가 됐던 ‘헝가리식 모델’이 일본에서는 아직 주목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요미우리,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유력 언론들은 최근 헝가리의 저출산 대책 사례를 긍정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2011년 1.23 까지 떨어졌던 헝가리 합계 출산율은 2021년 1.59로 V자 회복(29%상승)에 성공했다. 열쇠는 국내총생산(GDP)의 6%에 육박하는 예산을 ‘가정’에 쏟아부은 보조금·세금우대 였다”고 평가했죠.
 

헝가리 저출산 예산 GDP 대비 6%...한국 1.5%, 일본 2.0%

 

지난 6일 헝가리를 방문한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양국은 저출산 해결 방안에 대한 교류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알려져 있다시피, 헝가리 정부는 육아 세대에 대해 무이자 대출과 주택 구매 보조, 소득세 우대 등 여러가지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데, 2018년 부터는 예비신부가 41세 이하인 커플이 결혼 하면 약 1000만 포린트(약 2만6000달러)를 대출해줍니다. 이후 5년내 첫 자녀 출산시 무이자 전환, 둘째 출산하면 원금 일부 탕감, 셋째를 낳으면 원금 전액을 탕감해주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죠. 여성에게는 소득세도 출산아수에 따라 차등 공제되는데, 넷째를 낳으면 평생 공제되고 학생 대출도 출산에 따라 우대됩니다. 출산을 많이 한 여성일수록 득을 보도록 설계한 제도로 보입니다.

헝가리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5만 828건이었던 혼인건수는 2021년 7만 2030건으로 약 40% 늘었습니다. 같은기간 출산율은 7%가량 상승했습니다. 헝가리의 경우 혼인건수 상승률 대비 출산율 상승률이 적게 나타났는데, 비혼출산이 금기시 되는 한국의 경우 혼인건수 상승이 출산율 상승으로 직결될 확률이 더 커 보입니다.

헝가리 정부는 이 같은 지원책을 위해 명목 GDP의 거의 6%(2020년 기준 OECD 평균 2.2%)를 관련예산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육아와 가족 관련 예산 지출이 GDP 대비 약 2%, 한국은 약 1.5% 정도 입니다. 한국은 2017년 까지 1.3% 였는데 그나마 1.5%대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수치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들 나라들이 정부 차원에서 투입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간접적으로 파악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헝가리 집값 7년새 2.5배 급등...상승률 EU 27개국중 1위

헝가리 주택가격 추이. [그래픽=서명숙]

 

여러 연구에 따르면 혼인 및 출산율과 주거비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OECD 회원국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가계 소비에서 주택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출산율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죠. 예컨데, 주택 지출 비중이 1% 늘어나면 여성 1인당 출생아수는 약 0.014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다만, 헝가리 정부의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은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한편으로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점 입니다.

일본 경제주간지 ‘프레지던트’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100)으로 했을때 헝가리의 평균 명목 주택 가격은 지난해 253.6으로 2.5배 넘게 급등했습니다. 헝가리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유럽연합(EU)27개국 평균(1.6%)을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 이들 중 단연 1위 였습니다. 2019년에는 한해 동안 전세계에서 가장 주택가격이 많이 오른 나라로 꼽히기도 했죠. 과거 장기간에 걸친 중앙은행들의 금융완화 여파로 유럽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거듭했다고 하지만 헝가리는 유독 가파릅니다.

여기에는 헝가리 정부의 저출산 대책의 일환인 CSOK(Csaladi Otthonteremtesi Kedvezmeny)라 불리는 주택 구매 지원책이 촉매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해당 지원책은 기본적으로 자녀수가 많을수록 주택 구매에 따른 보조금이 확대되도록 설계 돼 있습니다. 예컨데, 4인 표준가구가 주택을 구매할 경우 260만 포린트(약 1천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식입니다.

자녀가 3명 이상인 세대는 대출금 1천만 포린트(약 3800만원)까지 25년간 3% 고정 금리라는 혜택을 줍니다. 현재 헝가리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13.0%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신축 주택 구매시 발생하는 부가가치세에 대해서도 500만 포린트(약 1900만원)까지 공제해주고 세율도 27%에서 5%로 할인해 줍니다.
 

韓·日, 부채비율 높아 헝가리 모델 따라하기엔 부담

 

저출산 대책을 발표하는 일본 기시다 총리. 하지만 일본의 ‘이차원 저출산 대책’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 일본 국민들 사이 기대감은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급락하던 출산율을 반전 시켰다는 점에서 헝가리 모델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합니다. 다만, 인구 유지에 필요한 최소 합계 출산율 2.0에는 아직 많이 못미치고 있어 예산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택가격이 계속 급등할 경우 다음 세대들의 주택 마련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있습니다. 다음 세대의 주거가 불안정해지면 혼인과 출산을 꺼리게 될 테고 다시 출산율 하락이 나타날 공산이 큽니다. 헝가리 모델에서 정부가 주거 지원을 더 확대하려면 재원이 더 필요할테고, 부족한 부분은 국채 발행 등 빚으로 충당해야만 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늘어난 빚은 고스란히 그 다음 세대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겠죠.
 

한국과 헝가리 최근 출산율 추이.

 

게다가 최근 2년간 헝가리의 출산율이 다소 소강상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헝가리 모델의 성공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헝가리는 현재 GDP 대비 국가와 가계 부채 비율이 높은 편이 아닌데 반해, 한국과 일본은 그렇지 못한 점도 고려돼야 합니다. 일본은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250%, 한국은 가계부채비율이 102%로 각각 OECD 1위를 달리고 있어, 두 국가가 헝가리 모델을 섣불리 따라하기엔 부담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지속적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수요면에서 주택을 구매할 수 있게 보조금을 쥐여 주는 것보단 공급면에서 합리적 가격의 주택공급을 위한 방안을 찾는게 보다 지속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회에선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서지원 교수로부터 ‘인구대국 인도네시아의 중견국 외교와 한류 현황’에 대해 들어봅니다. 하단 기자페이지 ‘+구독’을 누르시면 쉽고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영상과 자세한 내용은 매일경제 월가월부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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