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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로 이스페셜, 버드 라이트 꺾고 美 맥주시장 1위
인구 20% 히스패닉, 美 소수인종 중 최대 구매력
LA·시카고 등 히스패닐 커뮤니티 중심 마케팅도 한몫

 

히스패닉 계 미국인의 구매력을 등에 업고 버드 라이트의 20년 아성을 무너뜨린 모델로 이스페셜[게티이미지]

미국 맥주시장을 20년 이상 호령해 온 버드 라이트가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후원 논란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버드 라이트의 아성을 무너뜨린 모델로 라거는 미국 사회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히스패닉 계 미국인의 위력을 보여준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일로 끝나는 주 미국 소매 판매에서 모델로 이스페셜은 시장점유율 9.4%로 버드 라이트(7.3%)를 추월했다.

이는 지난 4월 버드 라이트가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바니에게 기념 캔을 보내는 것에 분노한 보수적 평론가와 고객들의 보이콧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나 모델로 이스페셜에 대한 히스패닉 계 미국인들의 사랑도 한몫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모델로의 성공은 불과 10년 전에 양조업에 뛰어든 컨스텔레이션 브랜드가 멕시코 계 미국 기업으로서 반란을 벌이는 방법에 대한 교훈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사실 모델로는 한때 버드 라이트와 한 가족이 될 뻔 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버드와이저 모기업 AB인베브는 지난 2013년 200억달러에 멕시코 최대 양조업체인 그루포 모델로를 인수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미국 내 경쟁 약화를 우려해 인수 합병을 저지했고 AB인베브는 모델로의 미국 사업권을 와인 및 주류 판매업체였던 컨스텔레이션에 넘길 수 밖에 없었다. (현재도 미국 외 지역의 사업권은 AB인베브가 가지고 있다.)

당시 81억달러이 기업 가치를 가지고 있던 컨스텔레이션은 모델로를 앞세워 450억달러로 성장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소비재 회사로 떠올랐다.

컨스텔레이션은 로스엔젤레스나 시카고와 같이 히스패닉 비율이 높은 도시에 모델로 이스페셜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일단 이들 지역에서 자리를 잡은 모델로 브랜드는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미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는 6200만명으로 전체 미국인구의 19%를 차지했다. 오는 2025년에는 6800만명으로 20%를 차지할 전망이다. 10년간 인구 증가율은 23%로 미 전체 인구 증가율(7%)를 세배 이상 웃돌았다.

이들의 경제 기여도도 높다. 2020년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국내총생산(GDP)는 2조800억달러로 미국 전체 GDP의 13%에 달했다.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를 하나의 국가로 보면 이들의 GDP 규모는 세계 5위에 달한다. 특히 이들이 소비시장에 기여한 규모는 1억9000만달러로 10년간 87% 성장해 미국 내 소수 인종 중 최대 구매력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내에서 빠르게 경제력이 높아지는 히스패닉 계 미국인들이 핵심 소비자로 올라섰다는 점은 모델로 브랜드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들은 모데로가 최근 유행하는 저칼로리 맥주가 아닌 풀바디 맥주인데다 프리미엄 브랜드 임에도 열광했다.

컨스텔레이션은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회사는 브랜드 인수 금액(48억달러)보다 많은 64억달러를 들여 멕시코 내 생산 능력을 4배로 늘렸다. 향후 3년 동안 최대 45억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70% 확대한 계획도 세웠다.

물론 멕시코에 대한 투자가 마냥 순탄하게만 진행되진 않았다. 지난 2020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지원을 얻은 시위대가 물 부족을 우려해 국경 근처에 컨스텔레이션이 공장을 짓는 것을 저지했다. 컨스텔레이션은 동부해안의 베라크루스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오브라도르 행정부의 허가를 얻어냈다.

이코노미스트는 “모델로의 성공은 데킬라와 같은 멕시코에서 시작된 다른 상품에도 후광효과를 줄 것”이라며 “미국과 멕시코의 문화적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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