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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점점 과격…파리 나이키와 자라 매장 등 약탈
유엔 "프랑스 경찰 인종차별 문제 해결돼야"

 

프랑스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알제리계 17세 소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관련해 전국적인 시위가 사흘간 지속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테르 지역에서 소방관이 시위대가 불을 지른 상점을 수습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프랑스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알제리계 17세 소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관련해 전국적인 시위가 사흘간 지속되고 있다. 시위는 자동차가 불에 타고 상점들이 약탈당하는 등 과격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4만5000여 명의 경찰관과 장갑차를 거리에 배치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30일에만 270명이 체포됐고, 시위가 시작된 이래 총 11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200명 이상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시위대의 평균 연령은 17세다.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위대는 수십 개의 상점을 약탈하고, 약 2000대의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시위 양상은 점차 폭력적으로 격화하고 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지방 당국에 30일 밤 9시부터 버스와 트램 운행을 중단하도록 요청했다. 그는 TF1 TV 뉴스 프로그램에서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간단히 말해 우리는 어떠한 가설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대통령이 무엇을 선택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밤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있었고, 파리의 나이키와 자라 매장 등 여러 상점들이 약탈당했다고 전했다. 마르세유 중심부에서는 시위대가 총포상을 약탈하고 사냥용 소총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탄약을 가져가지는 않았으며, 경찰이 매장을 지키고 서 있다.

지방 당국에 따르면 일부 지역은 경찰서에 화염병이 투척됐고, 북부 릴에서는 초등학교와 구청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공공 건물도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

마르세유 도심에서는 도서관이 파괴됐고, 인근에서는 경찰이 100~150명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프랑스 축구스타 킬리안 음바페도 이번 시위와 관련해 폭력 종식을 촉구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폭력은 애도, 대화, 재건을 위한 길을 떠나기 위해 멈춰야 한다"고 적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긴급 귀국해 위기 대응을 논의했다. 그는 최근 시위가 틱톡과 스냅챗 등을 통해 퍼지는 것을 고려해 소셜 네트워크 회사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테르에서 교통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17세 소년을 추모하고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2023.6.30.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27일 17세 나엘이 교통 단속 중 총에 맞아 사망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당시 교통 경찰은 운전대를 잡고 있던 나엘이 차량으로 자신을 위협했기 때문에 발포했다고 주장했지만,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일방적으로 총을 겨누며 운전자를 향해 "머리에 총을 쏘겠다"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분노를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프랑스 경찰의 심각한 인종차별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제네바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화요일 프랑스에서 북아프리카계 17세 소년이 경찰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을 우려한다"며 "우리는 자발적 살인 혐의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프랑스가 법 집행에서 인종주의와 차별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야 할 순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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