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북한산 정상에 오른 등산객이 찍은 영상의 한 장면. 온통 러브버그 떼로 뒤덮여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 'jaekwang__lee' 캡처
올해 들어 러브버그가 서울 전역에 출몰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산에도 러브버그 떼가 득실거려 등산객들이 혐오감을 호소하고 있다.
3일 온라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북한산 정상 백운대를 찾은 등산객 A씨는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리면서 “제가 웬만해서는 벌레를 안 무서워하는데 태어나서 본 벌레 중 제일 많다. 백운대 정상에 가득하다. 정말로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방충모 안으로 벌레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며 “이거 벗으면 큰일 난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산을 등반한 외국인 여성의 온몸에 러브버그가 붙어있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그 전날에도 비슷한 목격담과 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남편이 서울 토박이라는 외국인 여성 B씨는 지난달 29일 SNS에 “어제 북한산에서 러브버그 떼를 경험했다. 이건 한국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며 자신이 찍은 영상을 게재했다. 러브버그들이 온몸에 달라붙어 떼어내기조차 어려운 모습이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며 놀라워했다. “진짜 초토화됐다” “이게 우리나라 맞냐” “당분간 등산 못 가겠다” “해충이 아니라 해도 이 정도면 방제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북한산을 등반한 외국인 여성의 온몸에 러브버그가 붙어있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이 벌레의 공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지난해 서울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출몰했는데 올해는 서울 전역을 넘어 경기도와 인천 일부 지역까지 출몰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사람에게 직접 해를 끼치지 않고 독성이나 질병도 없어 ‘익충’으로 분류된다. 일부 지자체는 러브버그를 무분별하게 방제하면 다른 벌레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며 가정용 살충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러브버그는 날개가 약해 물을 뿌리기만 해도 쉽게 퇴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