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전환 효과 사라져
최성수기 6월 판매량 급감 '충격'
민간기업 퇴조하고 국유기업이 독식
사진=REUTERS
중국의 월간 주택 판매액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반짝했던 부동산 시장 활력이 다시 떨어지고 있다.
3일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지난 6월 신규 주택 판매액은 5267억위안(약 95조27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작년 6월에 비해 28.1% 급감했다.
신규 주택 판매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핵심 지표다.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5%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부동산개발업체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지방정부로부터 토지사용권을 사고, 그 땅에 새 아파트를 지어 판매하는 게 전형적인 업태다. 금융과 지방정부 재정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중국의 월간 신규 주택 판매 증가율은 2021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19개월에 걸쳐 감소세가 지속됐다. '위드 코로나' 전환과 중국 당국이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부양책 등에 힘입어 2월부터 5월까지는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증가율은 4월 31.6%에서 5월 6.7%로 떨어졌으며, 6월에는 다시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6월은 전통적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최고 성수기다. 8월 말 신학년을 앞두고 새집에 들어가려는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6월에 신규 주택 판매가 줄어든 것은 중국 부동산 업체들에 상당한 충격이 될 전망이다. 연도별 6월 판매량을 보면 2021년에는 1조2829억위안에 달했다가 2022년에는 7239억위안, 올해 5267억위안으로 줄었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봉쇄가 전국에서 이어지던 작년 6월보다 올해 더 감소한 것이다.
올 상반기 누적 판매액은 3조620억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했다. 업체별 상반기 판매액 순위는 바오리(2366억위안), 완커(2017억위안), 중하이(1784억위안), 화룬(1702억위안), 차오상(1663억위안) 등 상위 5위를 모두 국유기업이 차지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판매액 1위를 달렸던 민간기업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은 1609억위안어치를 팔아 6위로 내려갔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각종 규제로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자금력이 탄탄한 국유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10개월 만에 0.1%포인트 인하했다. 일반대출 기준인 1년 만기와 주택담보대출 기준인 5년 만기가 각각 연 3.55%, 연 4.50%가 됐다. 주담대 LPR 인하 폭이 기대보다 적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7월 주택 판매에 얼마나 효과를 낼 지 주목된다.
한국경제